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근일인상(近日印象)(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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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4. 5.19)
조우성의 미추홀 - 근일인상(近日印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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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 년 만에 대전을 찾았다. 신예 극작가가 된 내질(內姪) 석지윤군의 작품을 관람하기 위해서였다. 대전 '예술의 전당' 앙상블 홀에서 열린 제23회 대전연극제의 대상 수상작 제목은 '사이코패스는 고양이를 죽인다'였다. 사회병리현상을 예리하게 해부해 공감을 얻어냈다.
▶관람에 앞서 인천에서 간 가족들은 우중에 그 아래 내질이 대학원에 재학중인 '카이스트'를 처음 방문했다. 청량중과 부산영재과학고를 서둘러 졸업한 김형일군의 기숙사도 들러봤다. 김군 안내로 캠퍼스를 돌아보며 입이 떡 벌어졌다. 우리나라에 이만한 캠퍼스가 있다는 게 자랑스러웠다.
▶(주)애경그룹 등 국내 굴지의회사들이 거금을 기부해 짓고 있는 건축물의 미려함과 여러 지역에 흩어져 있는 연구동의 격조 있는 건축술에도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동시에 인하대학교가 떠올랐다. 왠지 비교가 되지 않는다는 생각과 함께 '인천은 뭔가?' 싶었다.
▶"내 경험으로는 도쿄 대학 고마다(駒場) 캠퍼스에 대해서는 아무런 느낌이 남아 있지 않지만, 그와 똑같은 세월을 보낸 예일 대학의 캠퍼스에 대해서는 한없는 추억이 있다. 고마다의 건물은 '보통'의 학생을 수용하기 위한 '사각(四角)'의 용기밖에는 되지 않았다"
▶'초(超) 학습법(김용운 역. 중앙일보)'이란 베스트셀러에서 일본의 저술가 '노구치 유키오(野口悠紀雄)는 또 "보통의 건물에서 일하는 사람은 결국 보통의 발상에서 빠져 나올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갈파하고 있다. 형식이 내용을 지배한다는 예술론과 통하는 견해였다.
▶한동안 캠퍼스 이전 문제로 홍역을 치렀던 인하대가 최근 모 지에서 실시한 아시아 대학평가에서 급전직하로 순위가 떨어졌다. 국내 10위권 대학이라는 시민의 자부심을 민망하게 만들며 20위권 끄트머리에 이름을 걸고 있었다. 더불어 두서없는 캠퍼스의 이런저런 정경들이 떠올랐다.
▶인천은 시가지의 건축물, 문화예술 공간 등 도시의 인프라와 대학 캠퍼스의 품격이 '대전'에 비해 한참 못해 보였다. 한밤 폭우 속 고속도로를 달리면서 내 고장의 현주소를 걱정스레 생각했다. 도시의 품격을 생각할 때가 됐다.
/주필
2014년 05월 19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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