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인천을 빛낸 궁사들(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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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4. 5.23)
조우성의 미추홀 - 인천을 빛낸 궁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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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림돋움바탕맑은고딕 그 옛날 중국은 스스로를 '중화(中華)'라 하고, 국경을 맞대고 사는 이들을 모두 오랑캐라 했다. 자신은 가운데 혼자 빛나는 존재요, 주변은 동이(東夷), 남만(南蠻), 북적(北狄), 서융(西戎)이었다. 상고사 연구 사료인 삼국지 위지(魏志)에서도 우리를 '동이(東夷)'라고 했다.
▶이를 자해(字解)해 보면, 베트남 쪽을 가장 얕보아 벌레 '충' 자가 들어가 앉은 '만'이라 불렀고, 러시아 쪽은 '적' 자를 써 '불에 순록을 구워 먹는 족속'을 가리켰다. '융' 자는 십자가와 창을 지니고 설치는 이들을, 우리는 큰(大) 활(弓)을 잘 쏜다는 뜻에서 '이(夷)'라 칭했다.
▶"고조선, 신라, 백제에서 활쏘기는 인재 등용의 한 방편이었고, 이것이 민간으로 전해져 고려와 조선왕조에까지 계승돼 임진왜란 때 한국에 왔던 일본 장수들이 '조선의 궁시(弓矢), 중국의 창법(槍法), 일본의 조총(鳥銃)은 천하제일이다'는 말까지 나오게 했다"(이규태 칼럼·'궁도')
▶조선의 활쏘기 전통을 고스란히 이어온 지역이 인천이었다. 우리 민족의 대표적 명절의 하나인 단오에 쑥과 익모초 뜯기, 창포에 머리감기, 대추나무 시집보내기, 단오 비녀 꽂기, 그네뛰기, 씨름 등과 함께 전역에서 활쏘기를 했다.
▶그 마을 단위 활쏘기가 현재의 활터인 사정(射亭) 중심의 편사(便射) 대회가 되면서 저변확대가 이뤄졌는데, 인천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는 곳은 남구 숭의동 수봉공원에 자리를 잡고 있는 무덕정(武德亭)이다. 설립연도가 1850년이라니 그 연조가 만만치 않다.
▶1930년대 인천지역 편사대회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보면, 선대들의 늠름한 기개에 감동하게 된다. 한복을 차려 입고 사대에 우뚝 선 모습이 그렇게 멋져 보일 수가 없다. 우리의 전통을 지킨다는 자세가 역력한 편사대회는 활쏘기 기량만 뽐내는 자리가 아니었던 것이다.
▶제48회 전국남녀양궁 종별선수권대회에서 인천체고(교장 이관영)와 인일여고(교장 김은숙)가 단체전을 석권했고, 인천체고 이우석 선수는 대회 신기록을 포함해 4관왕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고 본보가 그제 전했다. 인천의 오랜 전통을 다시 빛낸 멋진 승전보였다.
/주필
2014년 05월 23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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