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조각가 고정수(高正守)(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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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4. 5.30)
조우성의 미추홀 - 조각가 고정수(高正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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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혹은 생명을 바라보는 시각은 작가의 DNA에 따라 다르다. 작고 조각가 문신(文信)씨는 그를 대칭적 구조 안에서 파악했었다. 그에 어우러진 원형질적인 추상들은 어떤 때는 생명의 신비로움을 일깨웠고, 또 어떤 때는 단정하기 어려운 미적 기괴함 등으로도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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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에게는 풀기 어려운 숙제처럼 생각됐던 것이 문신씨의 세계였던 데 반해, 조각가 고정수(高正守)씨는 한 눈에 알 수 있는 인간 본연의 구상(具象)인 여체만을 조각해 왔다. 그것도 철두철미하게 풍만한 모습만을 다루었다. 대자연, 그 생명의 극한이 바로크적 여체였다.
▶그처럼 두 사람의 '생명 표현'은 추상과 구상이라는 단적 상이성을 보여주지만, 자연과 생명에 대한 끝없는 경외심을 불러일으켜 주고 있다는 점에서는 상통한다고 본다. 표현 기법이나 재질이 다소 달랐을 뿐, 거의 같은 심미적 영역 속에 거주해 왔던 것이라고 보겠다.
▶지난해에 고정수씨가 '문신 선생의 위상에 맞는 역량있는 작가'로서 '문신 미술상'의 수상자로 선정됐다는 것은 그런 점에서는 매우 흥미로운 조우이다. 본보는 시상식을 겸한 초대전이 지난 27일 경남 창원시 소재 '문신미술관 제2전시장'에서 개최됐음을 보도한 바 있다.
▶과거 집중적으로 탐구했던 '여체' 시리즈가 우리나라 구상 조각의 가능성을 높여왔다는 것은 잘 알려진 일이지만, 이번에는 친숙한 민족적 토템인 '곰(熊)'을 의인화시켜 우리 사회가 잃어가고 있는 가족애, 인간애 등을 표출해 향후 작가의 세계가 어떻게 변모해 갈지를 주목하게 했다.
▶고정수씨는 그에 앞서 고향 인천에 여러 작품을 선보여 왔다. 그 중 1992년 새얼문화재단(이사장 지용택)이 건립해 시에 기증한 우현 고유섭 선생 동상(인천시립박물관 광장 소재)과 인천일보 사옥의 '등대지기', 정석빌딩의 '약진' 등이 대표적이다.
▶'인천조각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고정수씨의 이번 수상과 전시는 설익은 관념에 복속하며 '프로파간다의 우물' 속에서 허우적거리는 지역 문화예술계에 신선한 자극이었으리라고 본다. 보편성과 예술성을 얻은 작품은 어디서나 빛난다.
/주필
2014년 05월 30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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