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코스모스(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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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4. 6. 2)
미추홀 - 코스모스
(1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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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홍 중에 미안한 얘기지만, 필자는 9시뉴스 일기예보에서 '인천광역시'를 아예 표시하지 않는 KBS TV를 거의 보지 않는다. 언필칭 자신들은 '국민의 방송'이라지만, 인구 300만명의 대한민국 제3의 도시 '인천'을 빼고 '국민'을 생각하는 행태가 마뜩치 않기 때문이다.
▶개인적인 이유와 취향에 따른 것이지만 OBS 뉴스, YTN, 케이블 INB, 내셔널지오그래픽 채널, 히스토리 채널 등을 즐겨 본다. 요즘 보는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는 '코스모스'다. 나레이터와 함께 가상의 우주선을 타고 광년 단위의 이곳저곳을 여행하다 보면 자정을 금세 넘긴다.
▶일상에서 잊고 살던 밤하늘의 별을 다시 쳐다보게 된 요즘이다. 그러나 미국 과학자 칼 세이건이 1980년에 주었던 충격에 비하면 이번 '코스모스'는 새로 발견된 과학적 사실을 첨가했다지만, 아무래도 복습 수준을 넘지 않는 것 같다. 그만큼 칼 세이건이 각인돼 있었다.
▶필자는 칼 세이건과 함께 '코스모스'를 만들었던 그의 아내 앤 드루얀이 각본을 쓴 조디 포스터 주연 영화 '콘텍트(1997년)'도 세 번이나 봤다. 그들 부부의 '우주에 바친 대서사시'와 영화는 '광막한 우주, 창백한 점 하나인 지구', 그리고 인간 존재의 의미를 되새기게 했다.
▶동명 다큐멘터리 저서 '코스모스(학원사 간)'도 감명 깊게 읽었다. 모래알보다 작은 이 시공(時空) 속을 별다른 철학 없이 그냥저냥 살아온 이들에게도 우주적인 관점에서 지구촌을 생각하게 했지만, 60억 인류가 보여주고 있는 현실은 우주질서에 비해 비속하게 여겨졌다.
▶지구촌 도처에서의 아비규환은 현재형이다. 동북아의 19세기적 갈등 역시 퇴영적으로 확산 중에 있다. 제국주의적 영토 야망을 버리지 않고 있는 중국과 일본, 그 틈새를 노리고 있는 러시아, 북한과 일본의 야합적 외교 등에 의한 정세는 한 치 앞도 안 보이는 안개 속이다.
▶국내 상황도 피장파장이다. 천민자본주의의 얼개 속에서 저마다 우주 속의 먼지 같은 나를 잊고, 오직 배 터지게 먹을거리를 구하고, 또 권력을 구하니 싸움이 그치지 않는다. 칼 세이건도 세상을 떠났다. '인생 100년'이래도, 찰나도 안 되는 시간이다.
/주필
조우성 webmaster@incheonilbo.com
2014년 06월 02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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