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제복(制服)의 의미 (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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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4. 4.30)
조우성의 미추홀 - 제복(制服)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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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복에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요소가 깃들어 있다. 기후, 풍토, 작업환경 등으로부터 몸을 보호하기 위해 만든 작업복 같은 실용성이 그 하나이고, 권위, 신분, 임무, 계급 등을 상징하는 사회성 그리고 개인의 기호와 선택을 중시해 디자인ㆍ모드에 중점을 둔 장식성이 그것이다.
▶선장, 비행사, 판ㆍ검사, 의사, 군인, 학생 등과 간호원, 여 승무원, 백화점 직원, 상조회 직원 등이 입는 제복들이 그렇다. 이때 남성이 입는 제복은 실제 이상의 늠름함을 연출하기 위해 사회성, 장식성이 강조된다. 금테 두른 선장의 화려한 모자와 복장 등이 예이다.
▶반면에 간호사, 스튜어디스 등 여성 전용 제복이연출하려는 것은 늠름함보다는 청순함, 종속적인 느낌, 또는 업무에 대한 충실성 등이다. 병원에서 흰 제복을 입은 간호사를 만나면, 많은 사람들은 이 여성이 밤낮 없이 환자를 따듯하게 돌봐주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들 제복의 원조는 군복(軍服)이다. 일제강점기 이후 한때 여고생들의 교복 가운데 하나였던 세칭 '세일러 복'도 해군 사병의 것을 모방한 것이다. 철도원, 경찰관, 소방관, 경비원 등의 제복도 군복의 다양한 변형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일단 임명되면 정해진 제복을 입는다.
▶그러나 대부분 착용 기한이 정해져 있다. 복무 기간 중 장병은 군복을 착용한다. 만일 사복을 입는다면 군기 문란, 지휘체계 와해, 피아 식별 곤란 등을 겪게 될 게 뻔하다. 배지나 견장 등을 통해 병과와 소속 등을 밝히는 것은 목숨 걸고 해야 할 책무를 명시한 것이다.
▶영화 '철도원'은 북해도 외딴 시골역의 역장 얘기다. 어린 딸이 병을 앓다가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왔을 때도 그는 역을 지킨다. 아내가 말한다. "당신은 딸이 죽어서 돌아와도 깃발을 흔드는군요." "여보, 미안해. 나는 철도원이니까." 철저한 직업의식이 느껴지는 대사였다.
▶세월호 선장이 제복을 벗어던지고, 저만 살겠다고 팬티 차림으로 허겁지겁 탈출하는 영상이 공개됐다. 함께 구조된 승무원들도 승무원복을 입지 않았다. 우리 모두가 이들에게 가당치 않은 명예와 무한책임을 부여하고, 자식들의 생명까지 맡겼던 것이 오히려 원죄로 보인다.
/주필
2014년 04월 30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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