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수학여행(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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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4. 5.12)
수학여행 - 조우성의 미추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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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 영국 귀족의 자제들은 가정교사로부터 교육을 받고, 그 마무리로써 문화 선진국이었던 프랑스와 이태리 등지를 여행했다고 한다. 그것이 수학여행의 효시라고 하는데, 우리의 수학여행은 그와는 달리 식민지시대의 유물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그 취지나 운용이 일본을 빼닮았기 때문이다.
/1882년 일본 도치기 현 제1중학교 교사들이 학생들을 인솔해 토쿄에서 열린 '제2권업박람회'를 견학한 것이 '학생 집단 여행'의 시작이었고, '수학여행'이란 용어 자체도 5년 뒤인 1887년 나카노 사범학교가 처음 사용했다고 전해진다.
▶우리나라에서는 일제 강점기 때 강요를 받은 교육제도에 의해 수학여행이 실시됐다. 인천 월미도도 손꼽히는 수학 여행지의 하나였다. 그렇게 시작된 수학여행이 광복 후 오늘까지 별다른 개선 없이 관광지 중심으로 줄곧 이루어져 왔다는 것은 이해가 안 간다.
▶국민소득이 낮아 수학여행이 아니면 먼 곳으로 여행하지 못했던 시절, 집단 경험을 통해 견문을 넓히고, 협동 정신을 배운다는 교육적 목적들이 없던 것은 아니지만, 과연 그동안 행해 왔던 초·중·고의 수학여행이 그만한 성과를 거두어왔는지는 되돌아봐야 할 과제이다.
▶시대도 많이 달라져 개인이나 가족여행이 활발해진 오늘이다. 제국주의 냄새가 풀풀 나는 '깃발부대' 관광과 다를 바 없는 여정을 통해 '나를 발견해 가는 소중한 기회(여행)'를 어떻게 내면화할 수 있었는지 모르겠다. 그런 점에서 여행문화 자체가 '단체' 위주로 된 현실도 반성하게 된다.
▶과거에는 최종 학년이 돼서야 수학여행을 떠났다. 그러던 것을 요즘에는 3학년 말에 대입학력고사를 치르거나, 진로 상담 등을 하게 돼 대부분의 고교가 2학년 때에 이를 시행한다. 그렇지만 학생들의 의견을 물어서 목적지와 일정을 정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한다.
/개인 여행자의 입장에서 보면 단체여행은 횡포이다. 그 하나에 속하는 게 수학여행인데, 추억이란 이름으로 포장된 채 용인돼 온 여러 가지 부정적 요소도 있다. 수학여행 폐지 주장에 공감하는 이유이다. 개성과 자발성이 보장되는 새로운 여행문화의 개발이 시급하다.
/주필
2014년 05월 12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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