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이기문(70회) 특별기고/자연의 이치(퍼온글)
본문
퍼온곳 : 기호일봌(14. 4. 4)
특별기고/
자연의 이치
/이기문 변호사
|
▲ 이기문 변호사
국가는 흥망성쇠의 과정을 겪고, 인간은 생로병사의 과정을 겪으며, 자연은 춘하추동의 과정을 통해 생장성쇠의 과정을 거쳐서 소멸해 간다. 꽃이나 식물이나 모든 자연의 생태계가 다 마찬가지이다. 흙에서 나온 것은 모두 흙으로 돌아가는 것이 우주의 이치이며, 만물의 이치이고, 자연의 이치이다.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인간도 마찬가지이다. 이 점 예외가 없다. 그래서 공평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고통스럽기만 한 현실이 언젠가는 없어질 텐데 그것이 죽음의 과정을 통해서 없어지기 때문이다.
어렸을 적 많은 꿈과 추억을 가지고 미래를 준비했었다. 어려운 살림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자신을 계발하는 데 최선을 다했다. 그리고 오늘의 현재를 만들었다. 하지만 오늘의 현재를 바라보며 느끼는 것은 모든 것이 속절없다는 생각이다.
오늘의 어제들을 되뇌어 보면, 과거의 꿈을 가졌을 때가 가장 행복한 순간들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러기에 요즘 들어 과거를 추억하는 일이 많아졌다. 아마도 나이가 들은 탓이기도 하다. 나의 왕성한 미래를 준비할 때와 이제 죽음을 준비하는 때와의 차이이기도 할 것 같다.
하지만 그 추억이라는 것이 즐거움을 주기도 하지만, 때론 고통을 가져다주기도 한다. 그래서 요즘은 내 육체와 영혼이 원하는 대로 편안한 삶을 살게끔 해 주고픈 생각이 간절하다. 휴식이 필요한 때이기도 하다. 너무나 힘든 삶을 살아왔다는 생각도 든다. 내 삶의 방향이 내가 원하는 대로 살지 못했던 데에도 그 이유가 있기도 하다. 도덕군자로 살아야 할 이유도 없다고 생각된다. 자연의 이치대로 살면 된다.
이제 흙으로 돌아가야 하는 시기가 다가오면서 많은 아쉬움과 안타까움도 느낀다. 조금 더 많이 하고 싶은 일들을 해 볼 걸, 조금 더 진취적으로 사고를 가져 볼 걸, 조금 더 안정적으로 삶을 살아 볼 걸… 등등의 아쉬움과 안타까움말이다.
그런데 국가의 흥망성쇠는 어떨까? 조선의 흥망성쇠는 그렇다 치고, 대한민국의 흥망성쇠는 어떻게 돼 갈까? 민족이 하나되지 못하고 반쪽으로 출범한 민주공화국 대한민국, 그리고 자유당 독재와 4·19의거, 5·16군사혁명과 군사정권, 3선 개헌과 유신정권의 탄생, 김재규의 대통령 시해사건과 박정희의 죽음, 그리고 1980년의 봄, 전두환 신군부의 등장과 철권통치, 4·13호헌조치와 그에 저항한 호헌조치 반대, 5·10광주사태와 1987년의 민주화, 대통령 직선제의 개헌과 1987년 체제의 정착, 그리고 1987년 체제의 연장 과정에서 나온 민주화 세력의 분열과 보수세력의 혼합, 그리고 다시 이어지는 이념 분쟁을 야기하는 진보와 보수의 갈등. 이런 것들이 내가 살았던 인생 과정에서 나온 대한민국의 현대 역사들이다.
통일은 과연 가능할 것이며, 내가 살아있는 시절에 통일은 이뤄질까? 김대중·노무현 시대가 지나고, 이명박·박근혜 시대가 현실인 지금의 삶 속에서 우리는 어떠한 대한민국의 미래를 그려야 할 것인가? 통일된 조국을 꿈꿀 수나 있을까?
이제 내 인생이 젊지 않아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바꿔 볼 생각을 하기에는 너무나 나이가 들었다. 하지만 생각을 정리해 본다는 것은 아름답고 좋은 일이다.
그런데 여전히 나이 들어 권력을 쫓는 사람을 보며 산다는 것이 유쾌하지 않다. 자연의 이치를 외면한 저들의 삶을 보면 더럽고 추잡하다는 생각까지도 든다. 자신의 권력욕을 위해서는 못할 것이 없는 저들의 삶을 보고 들으면 구역질이 난다.
자연의 이치를 저들이 깨닫지 못해서일까? 아니면 자연의 흥망성쇠가 어떠하든 자신의 인생이 연장되는 동안 권력의 자리에 오랫동안 앉아 있고 싶어서일까? 조선시대의 당쟁과 그들의 삶의 영욕을 저들이 모를 리 없을 텐데 말이다. 저들의 명분은 국민을 위해서라고 할 테지만, 실제로는 저들의 권력욕을 위해서일 뿐이다.
국민 위에 군림하는 재미를 느끼는 사람들일 뿐이라는 생각이다. 선거철만 국민을 위한다고 떠들어 대는 사람들이, 바로 저들이니까.
지방선거철이 돌아왔다. 그들은 외치고 있다. 국민을 위해서만 일할 것이라고 말이다.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색깔은 난 감빛이나 고염 빛이라는 생각이다. 감빛이나 고염 빛처럼 아름다운 사람들을 보고 싶은데, 통 정치의 세계에서는 그런 사람들을 볼 수가 없다.
가장 아름다운 영혼의 빛깔의 소유자들을 보고 싶은데, 세상에서 이와 같은 사람들을 정치의 세계에서 정말 볼 수 없는 것일까? 자연의 이치를 깨달은 정치인들을 진정 보고 싶다.
2014년 04월 04일 (금)
기호일보 webmaster@kihoilbo.co.kr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