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최종설(70회) 교육의 눈/성공적이고 행복한 삶(퍼온글)
본문
퍼온곳 : 인천일보(14. 4.11)
교육의 눈- 성공적이고 행복한 삶
/최종설 희망교육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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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은 매년 봄이면 새싹을 틔우고 새로워지지만 인간은 매년 늙어가고 조금씩 죽음을 향한다. 나이가 들면서 인간의 오복 중 가장 바라는 복이 고종명, 즉 웰 다잉(well dying)이라고 한다. 그런데 우리는 재력·권력·명예에 대한 미련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안고 산다.
새봄을 맞으면 사람들은 대청소를 한다. 인생도 봄을 맞아 몸과 마음을 대청소를 할 필요가 있다. 오늘 내가 죽으면 안 되는 이유가 많은 사람은 젊은이들이다. 그들은 하고 싶은 것도 많고, 이루어야 할 것도 많고, 꿈과 희망이 많기 때문에 오늘 죽으면 안 되는 것이다.
그러나 나이가 들수록 그 이유가 줄어들어야 하고, 많은 것을 내려놓고 가벼워져야 한다. 사람들이 늙어가면서 가장 많이 후회하는 것은 한 일에 대한 게 아니라 하지 않은 일에 대한 것이라고 한다.
후회 없는 인생을 위해서는 젊었을 때 자신의 꿈을 향해 과감하게 내 삶 속으로 뛰어들어야 한다. 꿈은 막연히 머릿속으로만 그리는 게 아니라 꿈을 시각화하고 구체화해야 한다. 세월에 녹슨 삶보다는 닳아서 헤진 치열한 삶이 더 의미가 있다.
사람들은 죽기 전에 꼭하고 싶은 것을 안고 산다. 그것을 정리한 것이 버킷 리스트(bucket list)이다. 사형수가 목에 밧줄을 감은 채 디디고 있던 양동이(bucket)를 걷어차는 것인데, 그 전에 하고 싶었던 일과 미리 해야 할 일을 적어보는 것이 버킷 리스트이다.
하고 싶은 일이 많아서 이렇게 죽을 수는 없다고 하며, 삶에 대한 애착을 갖게 되지만 그때는 이미 늦다. 우리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얼마나 빨리 목적지에 가느냐가 아니라 그 목적지를 어디에 두느냐는 것이다.
버킷 리스트는 막연하거나 단순한 바람이 아니라 반드시 꼭하고 싶은 일, 양동이가 발끝을 떠나는 순간 후회하지 않으려면 이것만은 꼭 이뤄야 하고, 했어야만 할 일이어야 한다는 절박함이다. 거창한 것이 아니어도 사소한 일상의 것부터, 그리고 지금 당장 실천할 수 있는 것부터 적어가는 게 중요하다.
나이가 들수록 오늘 내가 죽으면 안 되는 이유가 줄어들고, 적어져야 하는데, 그 또한 진리인 것 같다. 성인이나 득도한 사람처럼 전혀 없을 수는 없겠지만, 그 이유가 적을수록 편안하게 인생을 마무리할 수 있다. 그래서 무소유와 공수래공수거를 이야기하면서 모든 것을 내려 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인생은 죽었을 때 무덤 앞에서 진정한 평가를 받는다고 한다. 자식들이 부모님을 존경하고, 그 삶을 닮아서 그렇게 살겠다고 한다면 성공한 인생이다. 내 가족이나 친인척이 아닌 세 사람만이라도 내 죽음을 슬퍼해준다면 그 인생 또한 성공한 인생이라고 한다.
그래서 우리는 만델라, 김수환 추기경, 법정 스님, 마더 데레사 수녀님, 이태석 신부님 등을 오랫동안 기억하면서 그들의 죽음을 안타깝게 생각하고 슬퍼한다. 내가 태어날 때는 나 혼자 울고, 주위 모든 사람이 웃게 하고, 내가 죽을 때는 나 혼자 웃고, 모든 사람이 울게 해달라는 기도문이 새삼 가슴에 와 닿는 것은 그 때문이다.
인생을 잘 산 어르신들이 버킷 리스트를 하나씩 줄여가면서 이제는 '오늘 내가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이야기하는 것을 보면서 그러한 삶이 진정으로 성공적이고 행복한 삶이 아닐까 생각한다.
2014년 04월 11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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