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추모비 안내문 (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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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4. 3.26))
조우성의 미추홀 - 추모비 안내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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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토요일 오전 사진공간 '배다리 갤러리'(관장 이상봉)가 주관하는 모임에 나가 강연을 했다. 강의 제목은 '인천의 도시 성격과 전망'. 인천항이 내려다뵈는 연안부두 전망대에서 그간 인천의 해안선을 사진에 담아온 '해안선 프로젝트' 팀원들과 보람 있는 시간을 보냈다.
▶강의를 끝내고 바로 앞 친수공간에 새로 조성한 '상트페테르부르크 광장'을 둘러보았다. 제물포해전 추모비를 이전 설치한 후 처음이었다. 반듯하게 새로 세운 '추모비 안내문'도 있었다. 언뜻 보기에는 꽤 격조가 있는 듯싶었지만, 국어 표기와 사실 기술에 문제가 있었다.
▶'순양함 <바랴그> 호 추모비 안내문'의 전문은 다음과 같다. "1904년 2월 9일 러·일 전쟁 당시 인천 팔미도 해상에서 일본 군함들과 포격전을 벌인 순양함 <바랴그> 호와 <코레예츠> 호는 큰 손상을 입고 소월미도 부근으로 피신하였다. 러시아 선원들은 일본군에게 함선을 넘겨주지 않기 위해 항복하지 않고 자폭을 감행하였다. 2004년 순양함 <바랴그> 호와 포함 <코레예츠> 호 러시아 선원들의 영웅적인 희생 100주년 기념으로 인천에서 이 추모비가 설치되었다." 이 요령부득의 안내문은 내용과 함께 문장부호도 제멋대로였다.
▶한글맞춤법에서 규정한 문장부호 '대괄호'는 '나이(年歲)' 등에 쓰며, '< >'는 교과서에도 없는 국적 불명의 부호이다. 더불어 당시의 해전 명칭은 '제물포해전', '피신(避身)하였다'는 '피하였다', '러시아 선원'은 국적을 뺀 '수병' 혹은 '장병'이 더 효과적인 기술이라고 생각됐다.
▶'영웅적 희생' 역시 우리의 시각이 아니라 차르 시대 이후 러시아가 줄곧 내세우고 있는 국가주의적 관점을 되풀이한 것에 불과하며, 특히 끝 문장은 주어가 없는 비문이었다. '인천에서 이 추모비가 설치되었다'도 어색했다. 결국 띄어쓰기, 문장부호, 용어, 내용의 전면적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판단됐다.
▶광장 주변에 세워져 있는 가수 '배호 노래비', '금연 광장' 알림판, 중구청의 '경고' 표지판 등에도 예를 다 소개하지 못할 만큼 오류가 많았다. 시내 곳곳에 세워져 있는 각종 비와 표지판 등의 현황은 또 어떤지 모르겠다.
/주필
2014년 03월 26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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