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최종설(70회) 교육의 눈/'꼴값'을 하자 (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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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4. 2.19)
교육의 눈 - 최종설희망교육연구소장
'꼴값'을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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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에 '꼴'이 있다. 국어사전에는 사물의 생김새나 됨됨이, 또는 소나 말에게 먹이는 풀 등으로 풀이돼 있다.
"꼴값을 떤다"라고 하면 얼굴값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말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다. 분수와 격에 맞지 않게 형편 없이 행동을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러나 사람은 꼴값을 제대로 해야 한다. 자신을 잘 알아서 분수와 능력에 맞게 때와 장소에 알맞게 행동을 해야 한다는 말이다. 얼굴값을 잘해야 한다는 의미다.
"꼴값을 떤다"라고 하면 부정적인 말이다. 욕처럼 들린다. 말과 소는 말 그대로 꼴값을 해야 한다. 시골에서 꼴을 베어다주면 일을 잘하든지, 살이 찌든지 해서 꼴값을 해야 한다.
꼴은 자신의 생김새다. 꼴값은 다시 말해서 얼굴값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얼굴이라는 말은 정신·혼, 얼의 모양·꼴로서 정신·혼·얼이 밖으로 드러난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정신·혼·얼이 제대로 돼야 얼굴 모양이 제대로 생긴다는 것이다.
아무리 겉으로 화려하고 아름다운 얼굴도 정신·혼·얼이 제대로 박히지 않은 사람은 진정으로 아름답지 않다. 처음에는 고운 얼굴에 반해 연애를 하더라도 머리가 텅텅 빈, 얼과 혼이 정상적이지 않은 사람은 시간이 지나면 마음에서 멀어진다.
아브라함 링컨은 나이 40에는 자신의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이제는 자신의 얼굴뿐만 아니라 배우자의 얼굴, 자식의 얼굴, 그리고 가족의 얼굴까지도 책임을 져야 하는 시대다.
유머를 하나 보자. 대한민국 아줌마가 죽어서 지옥에 갔는데, 지옥문 앞에 리모델링중이라는 팻말이 있어 지옥 문지기에게 물어보았더니 "지옥의 불가마를 대한민국 아줌마들의 요청에 의해 더 뜨거운 꽃방으로 만들고 있다"고 했다. 천당에서도 리모델링을 하냐고 물어보았더니 "여자들이 하도 성형을 많이 해서 당초에 천당에 등록된 얼굴하고 죽어서 온 얼굴이 너무 많이 달라 구분하기 어려워서 당초 얼굴 인식기를 설치하고 있다"고 했다. 제아무리 얼굴을 뜯어 고치고, 갈아엎어도 정신·얼·혼이 제대로 된 얼굴이라야 아름다운 얼굴일 수 있다는 말이다.
우리는 자신의 얼굴값, 즉 꼴값을 하면서 살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의 분수와 능력과 위치를 잘 알아서 형편과 격에 맞는 행동을 해야 한다.
소크라데스가 "너 자신을 알라"고 한 말은 자신의 분수를 잘 알아서 스스로 위치와 역할, 때와 장소를 구분해 신중하게 행동을 해야 한다는 말이다.
요즘 우리 사회에는 너무 말도 많고 시끄럽다. 모두 남의 말은 듣지 않고 자기 말과 자기 주장만으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자신의 역할과 분수를 모르고 날뛰고 설치는 것 같다. 다시 말해서 꼴값을 떨고 있는 듯하다. 학교에서도 학생, 학부모, 선생님 모두 자기만 옳다고 주장하고, 정치인들도 남의 말은 듣지 않고 자기 주장만 하는 세상인 것 같다.
공자께서는 '군군, 신신, 부부, 자자(君君, 臣臣, 父父, 子子)' 라고 했다. 임금은 임금다워야 하고, 신하는 신하다워야 하며, 부모는 부모다워야 하고, 자식은 자식다워야 한다는 말이다.
이제는 자신의 이야기만 할 게 아니라 자신의 꼴을 잘 알아서 꼴에 맞는 행동을 해야 한다. 자신의 능력을 키우고 분수를 아는 교육, 남을 배려할 줄 알고, 남의 말과 주장을 들을 줄 아는 사람을 키우는 교육이 돼야 한다.
그래서 서로가 서로에게 필요하고 중요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해 능력과 분수를 아는 사람이 되도록 해야 한다. 진정으로 꼴값을 제대로 하는 사람을 키우는 교육이 됐으면 싶다.
2014년 02월 19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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