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비양심적 전쟁 (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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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4. 3. 3)
조우성의 미추홀 - 비양심적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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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항 직후부터 인천항은 열강의 각축장이었다. 일본, 청국, 러시아는 음흉한 영토적 야심까지 노골적으로 드러낸 주 세력이었고, 독일, 미국, 영국, 프랑스, 이태리 등도 한 다리 끼어 경제 침탈의 거점 확보에 혈안이었다. 저들은 군함을 끌고 와 위세를 부리기 일쑤였다.
/'제물포해전' 당시만 해도 인천항엔 각국 군함이 진을 치고 있었다. 자칫 한국에서의 이권 확보에 뒤질세라 모여든 것이다. 일본 군함 8척, 러시아 군함 2척과 상선 1척, 그 외에 미국의 윅스버그, 프랑스의 파스칼, 영국의 탈보트, 이태리의 엘바 호 등이 제 집 안방인 양 정박해 있었다.
/전운이 감돌자 정부는 인천항을 '중립항'이라했다. 그러나 일본과 러시아는 그에 전혀 개의하지 않고 인천 내해에서 '러일전쟁'의 전초전을 벌였다. 한국의 주권 따위는 안중에 두지 않았는데, 중과부족인 러시아가 항복 대신 자폭을 택한 '이상한 해전'이었다.
/당시 인천 사람들은 국제정세의 향방이나 제물포해전의 성격은 알지 못한 채 만국공원에 올라가 스포츠 경기를 관전하듯 그를 구경했다고 한다. 슬프고, 처량한 우리의 운명에 지금도 곡하고 싶은 심정일 수밖에 없는 역사적 장면이었다.
/전쟁은 의외로 열세라던 일본이 이겼다. 그 후 일제강점기 참상을 더 말해 무엇하겠는가? 더불어 역사엔 가정이 없다지만 만일 그때 러시아가 승리했다면 우리는 러시아의 위성국으로서 피눈물을 흘리다가 오늘날의 우크라이나처럼 푸틴의 손아귀에 놓여 있는 한심한 신세로 됐을지도 모른다.
/그런 배경을 아는지 모르는지, 푸틴과 노무현 대통령이 '아셈'에서 한 약속으로 인해 '제물포해전 추모비'가 세워지더니 급기야는 '기도 시설'과 '러시아 거리'까지 조성하려는 과도한 '친러' 분위기를 우려하던 차였고, 최근엔 러시아 측 억지 주장까지 듣게 돼 씁쓸하다.
/러시아 측은 주권을 짓밟았던 '제물포해전'에 대해 사과는커녕 "제물포해전은 일본이 선전포고를 하지 않은 비양심적 전쟁이며 그 발발 책임은 일본에 있다"고 했다고 한다. 110주년을 맞은 러일의 저 '비양심적 전쟁'은 정녕 우리에게 무엇인가?
/주필
2014년 03월 03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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