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이기문(70회) 특별기고/안철수의 제3지대 신당 창당의 의미(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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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기호일보(14. 3. 7)
안철수의 제3지대 신당 창당의 의미
/이기문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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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기문 변호사
안철수의 새정치연합과 김한길의 민주당이 제3지대에 신당을 창당하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정치공학적인 정치 연대나 후보 단일화는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던 안철수이기에 이번 창당이 다소 의외로 느껴지기는 했다. 그러나 새로운 정당을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그도 현실주의자로 돌아왔다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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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주의를 가지고 정치를 하기에는 한국의 정치 토양이 맞지 않는다. 그야말로 이상은 이상에 불과할 뿐이다.
안철수의 정치행보는 이상과 현실의 사이에서 움직이고 있다고 보면 크게 틀리지 않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안철수의 향후 움직임도 이에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적어도 안철수는 얻은 것도 있는 반면 잃은 것도 있다. 새로운 정치에 대한 국민적 여망을 한 몸에 받았다는 것이 그렇고, 그가 새로운 정치의 이상을 품고 현실정치에 들어와서 자신의 정치적 현실을 곱씹어 보면서 느꼈을 좌절과 국민적 실망감이 그것들이다.
그리고 안철수는 2014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새로운 창당의 이념의 기치를 걸었을 때, 인재들이 구름같이 몰려들 것을 상상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일반 언론들과 대부분의 정치적 인사들이 안철수를 비난하기 시작한 대목도 바로 이 지점이다. 안철수도 별 수 없다는 지적말이다.
게다가 지방선거를 앞두고 야권 지지성향의 국민들은 좌절과 절망 속에서 이번 지방선거를 치러야 한다고 생각들을 했다. 정치공학적인 연대는 없다고 외친 안철수를 신뢰했기 때문이다. 쉽게 말하면 야권 분열은 눈에 불 보듯 뻔한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안철수에게 몇 사람이 조언을 한 것으로 보인다. 동교동계의 권노갑 고문이 그 중 한 사람으로 보인다. 그는 김대중의 새정치국민회의 창당 과정과 그 이전 상황을 지적해 주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기택의 꼬마민주당과의 합당 과정을 설명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성공한 이야기를 들려주었을 것이다. 이제 적어도 지방선거 앞에서 야권은 야권 분열이라는 최악의 상황은 모면했다.
야권 성향의 지지자들에게는 그래도 해 볼 만하다는 생각을 갖기에 충분하다. 물론 여권 성향의 지지자들은 안철수에 대하여 극도의 폄하를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안철수의 이상과 김한길의 현실이 잘 조화를 이룬다면 정치공학적으로는 절반의 성공을 이룬 셈이다.
그리고 그 가시적인 컨벤션 효과도 나타났다. 지방선거 해 볼 만하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 일방적 승리감을 가지고 있던 여당에 드디어 총동원령이 내려졌다. 안행부 장관을 맡고 있던 유정복이 인천시장 출마를 위하여 사퇴하는 정도에 이르렀다. 그는 자신이 인천시장에 출마하는 것이 시대의 명령이라고 단정했다. 정몽준과 김황식이 서울시장 경선을 준비하는 모습도 보였다. 박근혜 대통령의 독주를 막을 수 있는 기회가 마침내 생기게 된 것이다.
지리멸렬한 상황의 야권이 하나로 뭉쳐 나간다는 것은 이상론을 떠나 현실정치에서는 필요한 요소이기도 하다. 박근혜의 공약은 마구잡이로 파기되어 가고 있다.
그래도 야권에서 이렇다고 할 만한 비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박근혜의 지지도는 이상징후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창조경제는 온데간데없어도 지지도는 이상하게 높다. 지리멸렬한 민주당과 안철수의 이상이 때로 충돌하기는 하겠지만, 그래도 그 과정을 국민들은 지켜볼 수 있게 되었다.
일부에서는 안철수에 대하여 폄하하려는 시도를 하겠지만, 누구도 정치이상론만 가지고 정치를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 배후에 어떠한 정치적 목적이 감추어져 있는지는 모를 일이다.
내각제 개헌의 고리가 연결되어 있을지의 문제와 대통령 중임제로의 개헌에 대한 약속이 있을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현재로선 최선은 아니지만 차선책 중의 하나는 될 법하다. 안철수가 정치개혁의 드라이브를 계속적으로 걸어 나간다면, 아마도 안철수의 정치현실적 지형도 상당히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사고의 진보 여부를 떠나, 국민적인 흐름은 진보보다는 보수 쪽의 성향을 띠고 있는 현실을 감안해야 한다. 저소득, 무학력층이 보수적 사고를 하고 있다는 국민적 현실을 감안해서 정치현실을 타개해 나가야 한다. 그래야 안철수와 김한길의 이번 선택이 계속적 상승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지역주의 극복이라는 주제는 이상적이기는 하지만 현실적이지 않다. 극단적 보수주의 배격은 필요한 일이지만, 보수의 지형을 끌어안고 가야 하는 것이 정치 현실이다.
그렇다고 진보를 배격할 필요도 없다. 그런 면에서 과거의 진영 논리가 아닌 새로운 정치 현실을 받아들이고, 새롭게 자신의 정치를 펼쳐 나갈 필요는 있다. 바로 이 점을 권노갑 고문이 충고하지 않았을까 싶다. 이상과 현실의 끊임없는 충돌이 있을 것이지만, 그러한 과정이 또한 정치라는 생물의 한 단면이기도 하다.
2014년 03월 07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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