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사운(史芸)선생(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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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4. 3.10)
조우성의 미추홀 - 사운(史芸)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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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사진엽서를 통해 본 개화기 인천의 모습과 우리의 풍습'. 제목이 좀 길지만, 26년 전 인천직할시 공보관(지금의 중구 사동 어린이집 자리)에서 열렸던 전시회인데 의미가 각별했다. 그 전까지만 해도 쉬 접할 수 없던 개화기 인천의 모습을 다양하게 소개했기 때문이다.
▶새얼문화재단이 주최하고, 유록기획이 주관한 전시회는 국내 최초의 본격적인 '사진엽서전'으로 신용석 당시 조선일보 사회부장이 파리특파원 시절 수집한 옛 엽서들이 대종을 이루었다. 전시회는 지역사회에 신선한 충격을 주었고, 필자가 사진엽서를 수집하는 계기도 마련했다.
▶그 후 신 선생과 필자가 '인천항과 월미도', '교육기관,', '건축물' 등 전시 주제를 정해 수차례 도록(圖錄)을 내는 한편 인천종합문화예술관에서 사진엽서전을 개최했다. 한번은 수원에 사는 서지학자 사운 이종학(李鐘學) 선생이 전시회를 다녀갔노라며 전화를 주셨다.
▶"조 선생! 나, 이종학이요. 전시회 잘 봤는데, 왜 인천사람이 수원(水原) 사진엽서를 가지고 있소? 수원 건 수원으로 돌려야지."라고 하시는 거였다. 1920년대 사진엽서로는 보기 드문 '천연색 화홍문'을 두고 하시는 말씀이었다. "네, 전시회 끝나면 보내 올릴 게요"
▶열흘 후, 사운 선생은 필자에게 인천 사진엽서 6장을 답례로 보내오셨다. 밑지는 거래를 하신 셈인데, "중복되는 게 있겠지만 받아주라"며 격려의 말씀을 곁들이셨다. 선생의 사료 수집열은 후배들에게 여러 모로 감화를 주었는데, 그렇게 모은 사료가 약 2만점에 달한다고 들었다.
▶하루는 댁으로 찾아뵈었는데, 방대한 사료의 질과 양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생전에 소장한 독도, 충무공, 간도, 동학혁명, 화성(華城) 등에 관한 사료는 국내 최고의 것으로 그것을 근간으로 독도박물관이 세워졌고, 독립기념관과 국사편찬위 등도 선생의 도움을 크게 받았다.
▶지난 7일 수원시가 '수원광교박물관'을 개관했다. 사운 이종학 선생과 체육인 소강 민관식 선생의 기증품을 주로 선보인다고 한다. 선대의 뜻을 살려 유족들이 '전 재산을 기부하는 것보다 더 어려운 사료 기증'에 나선 것은 길이 기려야 할 가화(佳話)다.
/주필
2014년 03월 10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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