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골목, 살아지다'(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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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4. 1.15)
조우성의 미추홀 - '골목, 살아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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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골목이 품은 이야기'라는 부제가 달린 원도심 골목길 예찬서 '골목, 살아(사라)지다'가 나왔다. 인천 최대 발행 부수를 자랑하는 시 홍보지 '굿모닝 인천'의 편집장 유동현씨가 집필했다. 오랜 시간 발품을 팔며 찾아간 골목길과 그곳의 삶이 미려한 필치로 재현됐다.
▶저자는 또 예리한 시각으로 포착한 현장의 사진을 페이지마다 실었고, 자칫 잊고 지나칠 골목길 문화유산에 대해 백과사전식 요점 해설까지 곁들여 독자의 이해를 돕고 있다. 송현동 수도국산에서 출발해 산곡동 백마장까지 단숨에 돌아볼 만큼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오래된 골목은 압축된 시간이 켜켜이 저장된 기억의창고이자 우리가 살아온 역사이며 문화, 그리고 문화재입니다. 여기서 만들어진 이야기들은 우리 지역 역사책의 첫 줄이 되는 것입니다" 399쪽까지 두루 답사를 끝내고 나면, 송영길 시장의 발간사가 실감나게 다가온다.
▶이 같은 인식이 '원도심 사업'의 기초로 된다면, 향후 일본 요코하마 시의 '미나토 미라이 21'에 버금갈 인천지역의 '도시재생사업'에 신뢰를 가져도 좋지 않을까 싶었다. 더불어 시민은 물론 시, 교육청, 항만청 등 인천지역 소재 각급 공직자에게도 일독을 권하고 싶다.
▶최소한 '골목이 살아지다'와 같은 지역 공동체에 대한 따듯한 애정과 인문학적 식견, 지역사에 대한 이해 등을 지녔다면 하루 아침에 원도심 한복판(중구 도원동, 동구 금창동)을 양단하는 8차선 산업도로를 내는 비문화적 행정 폭력은 없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난민과 빈민을 품어준 수도국산(송현동), 비 오는 날 소풍 가는 창영학교(창영동), 불편한 진실이 깔려 있는 그 길(옥련동), 이젠 그 흔적도 그리운 사학 왕국(도화동), 질곡의 외세풍-돌고 돈 백마장(산곡동)의 골목골목에는 인천적 삶의 실체가 살아 숨 쉬고 있다.
▶'골목, 살아(사라)지다'가 주는 메시지는 또 있다. 향토사 연구 제1세대, 2세대를 뛰어넘어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는 점이다. 제3세대 연구가들의 책이 계속 출판되기를 바란다. 그만큼 지역사회의 정신사적 자산이 풍부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주필
2014년 01월 15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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