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자멸적 환상 (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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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4. 1.17)
조우성의 미추홀 - 자멸적 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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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로 향한 일본의 꿈은 애초부터 설계를 잘못했다. 후쿠자와 유키치가 '탈아입구(脫亞入歐)'라는 가당치 않은 도면을 그렸다. 가난한 하급 무사의 아들로 태어난 그가 나가사키에서 소위 '란가쿠'(蘭學)를 배운 것이 오늘날까지 일본 백성들이 갈팡질팡하게 한 불행의 싹으로 됐다.
▶미국의 페리 제독에 의해 1854년 개항되기 전까지 일본에서의 서양은 '네덜란드'뿐이었다. 그들은 '네덜란드'를 '난국(蘭國)'이라 불렀고, 그 지식과 과학을 '란가쿠'라 칭하며 따라 배우기에 열정을 바쳤다. 의학, 지리학, 군사학 등 신문물을 네덜란드에서 들여왔던 것이다.
▶그에 영향을 받은 후쿠자와 유키치가 1862년 바쿠후(幕府) 사절단에 끼어 네덜란드, 프랑스, 독일, 영국, 러시아, 포르투갈 등을 다녀온 후 쓴 '서양사정(西洋事情)' 등 100여 저서는 당시 베스트셀러로 '탈아입구' 사상의 배경으로 됐다. 일본이 나아갈 길을 제시한 것이다.
▶그는 '아시아를 벗어나 서구 사회를 지향하자'고 했다. "이미 일본은 정신적으로 아시아를 벗어났지만, 한국과 중국은 그렇지 못해 일본의 걸림돌이 될 뿐이므로 이웃의 나쁜 아시아 나라들과 관계를 끊어야 한다"는 극언을 서슴지 않았다. 그러면서 배운 것이 제국주의였다.
▶그에 따라 문명 시혜국이었던 한국과 중국은 일본의 지배 대상이었고,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에서 승리한 일본에 온갖 수모를 당해야 했다. 명치유신 이후 그들에게 양국은 열등국이었고, 일본은 이미 '입구(入歐)'한 문명국이었다. 1945년 패전 후에도 이 관념은 변하지 않았다.
▶그러나 세월은 흐르고, 세상은 변하는 법. 그런 열등국, 식민지-시나진(支那人), 조센진(朝鮮人)의 나라가 감히 황국 일본을 넘보고 있으니 자존심이 퍽 상했을 법도 싶다. 중국이 G2에 올라 으스대고, 한국이 전자와 철강 등에서 추월하자 굴욕감에 몸을 떠는 것이다.
▶총리 아베는 그 같은 '패닉' 현상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면서 낯 뜨거운 '독도 도발'과 UN '안보리'를 넘보고 있다. 역시 서양만 보고, '이웃의 나쁜 나라'는 안중에 두지 않고 있다. '탈아입구'가 자멸적 환상임을 증거하고 있는 상황이다.
/주필
2014년 01월 17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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