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문화예술 진흥책 (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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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4. 2.10)
조우성의 미추홀 - 문화예술 진흥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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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는 영화예술과의 인연이 각별하다. 흔히 우리나라 영화 도입사를 이야기할 때 서울 남대문의 한 창고에서 프랑스의 단편영화를 상영한 것을 효시로 치고 있지만, 연구자들 중에는 인천영미연초주식회사가 인천부 부민(府民)을 대상으로 처음 영화를 선보였다고 전한다.
▶담배 판매를 촉진하기 위해 빈 담배갑 5개를 가져오면 영화를 보여주었다고 한다. 그 무렵의 영화는 오늘날 같은 극영화가 아니라 풍경, 운동경기, 거리 모습 등 움직이는 피사체를 보여주는 수준이었다는데, 인천의 선대들이 얼마나 신기해 했을까 상상하기는 어렵지 않다.
▶그렇듯 인천은 조선 8도에서 가장 먼저 영화를 체험한 선구지였다. 개화기, 일제강점기를 거치는 동안 표관, 뉴스영화극장, 애관 등이 활동사진관으로 이름을 날렸고, 광복 후에는 애관, 동방, 인영, 문화, 키네마, 인형, 중앙, 오성, 세계, 대한, 부평극장 등이 개봉관이었다.
▶ 재개봉관으로는 미림, 자유, 인천, 도원, 한일, 현대, 장안 등이 있었고, 6ㆍ25전쟁 때 부상당한 상이용사들이 운영하던 '용사회관'도 있었다. 관람석은 가마떼기를 깐 맨땅이었지만 서부극(西部劇)을 상영할 때 무대 한쪽 구석에 등장했던 '변사(辯士)'가 시중의 화제였다.
▶그런가 하면 '수우(愁雨)', '사랑의 교실', '사랑', '심판자' 등 10여 편의 영화를 제작해 서울에서도 개봉했던 '영화의 도시'가 인천이었다. 그런 영화 창작의 맥을 잇지 못한 채 오늘 외지 감독들에게 인천의 풍광을 찍어 달라며 촬영 보조비를 보태주는 처지를 보면 안타깝다.
▶전국 광역시 가운데 영화 관람객 수도 최하위라고 한다. '서울이 가까워 서울서 관람한다'는 자위적 해석도 등장하지만, 이같은 현상은 영화 부문뿐만 아니라 문화예술계 전반에 걸친 현상이다. 예술대, 미술관 전무, 서점, 고서점, 공연장 등 인프라 최하위도 그를 반증한다.
▶문화예술계는 진보ㆍ보수를 막론하고 그간 자화자찬만 많았지, 시민들에겐 존재감이 거의 없었다. 최근 문체부가 발표한 전국 225개 기초단체의 '지역문화지수' 조사에서도 인천은 10위권 안에 한 곳도 못 들었다. 특단의 진흥책이 있어야 한다.
/주필
2014년 02월 10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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