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말(馬) 이야기 (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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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4. 1. 3)
조우성의 미추홀 - 말(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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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가운데 으뜸은 저 '한유'가 말한 '천리마'이다. 하루에 천 리나 달린다니 말이다. 하지만 백락처럼 말을 알아보는 이가 없다면, 천리마도 존재하지 않는다. 천리마는 있으나 백락이 늘 있는 게 아니어서 비록 제가 천리마라 해도 달려보지 못하고 보통 말들 사이에서 이름 없이 죽어가는 예가 많다.
▶바꿔 말하면 삼국지에 나오는 여포의 적토마 같은 준마가 있다 해도 그를 알아보는 사람이 있어야 준마로서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뜻이다. 아무리 지혜로운 인물이 있다 해도 그를 알아보고 쾌히 기용해 주는 이가 한 인물의 재능 역시 발휘될 수 없다는 얘기다.
▶난세일수록 백락(伯樂) 같은 이의 존재는 빛날 것이다. 그러나 실제 현실에서는 진실과 아랑곳없이 지록위마(指鹿爲馬)하는 이들이 득세를 한다. 눈을 껌벅이면서 천연덕스럽게 사슴을 말이라며 윗사람을 농락해 본 이들은 권세를 멋대로 휘두르는 교언영색의 선수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변방에서 말을 기르며 사는 늙은이 이야기는 인간적이다. 어느 날 말이 오랑캐의 땅으로 달아났으나 노인은 그를 애석해 하지 않았고, 그 말이 오랑캐의 준마를 데리고 돌아오자 그때도 노인은 "누가 아오? 이 일이 화(禍)가 될지?" 라며 덤덤히 사실을 받아들였다.
▶그러던 중에 말 타기를 즐기는 노인의 아들이 오랑캐의 말을 타다가 떨어져 다리가 부러졌다. 이때도 노인은 "누가 아오? 이 일이 복(福)이 될지?" 라며 태연해 했다. 그 후 1년이 지나 오랑캐가 침범해 마을의 젊은이가 다 전사했으나 노인의 아들은 불구여서 무사했다"는 얘기다.
▶새옹지마(塞翁之馬). 살다보면 인간사가 두루 새옹지마라는 귀납적인 인생관에 다다르게 된다. 희노애락에 일희일비하다 보면 그 인간 됨됨이가 얕고, 소모된 감정이 한 줌의 불쏘시개만도 못함을 씁쓸히 되돌아보게 된다. 말의 해를 맞아 이라도 유념해 두어야 할 것 같다.
▶속담에 '말꼬리에 파리 같다'는 게 있다. 남의 세력에 기운을 얻어 위세를 보이는 사람을 이르는 말이다. 사람이 기껏 파리에 비유된 데서야 말이 안 된다.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다. 선거판마다 뭘 먹겠다고 몰려드는 파리 떼만은 박멸해야겠다.
/주필
2014년 01월 03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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