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심청의'효'정신(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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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3.12. 6)
조우성의 미추홀 - 심청의'효'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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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올림픽 개막식은 요란뻑적지근했다. 과거 어느 나라도 엄두를 못낸 물량공세를 펼쳤다. 거기에 세계문화중심이 중국이라는 듯 '중화(中華)'의 분(粉) 화장을 경극의 주인공 모양 덕지덕지 발라 곱지 않아 보였다. 손님을 불러다 놓고 제 자랑만 한 꼴이었다.
▶그 자랑 가운데 하나가 '한자(漢字)를 만들어 낸 문화 선진국이라는 메시지 전달이었다. 아크로바트를 하듯 '인간 한자'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다소 눈길을 끌기는 했지만, 그래봤자 새의 발자국을 흉내 내 만들었다는 '한자'는 '한글'에 비견할 수준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나저나, 아시안게임과 장애인 아시안게임이 내년으로 닥쳐왔고, 더불어 개ㆍ폐막식 때 45억 아시안 인에게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가 큰 숙제를 떠올랐다.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백인백색일 수밖에 없지만, 인천을 잘 모르는 외지의 총감독들이 무엇을 그려낼지 걱정이다.
▶물론 몇몇 인사로 구성된 자문위원회가 있긴 하지만, 수백억원을 나누게 되는 보기 드문 '외주 하청 사업'의 치열한 틈바구니 속에서 인천의 입김을 어느 정도나 반영시킬지 미지수이다. 그렇다고 팔짱을 낀 채 수수방관하듯 남에게 도맡기는 것은 주인 된 도리가 아니다.
▶최소한 지역사와 사회 정서라도 전하고, 참여할 만한 부분이 있다면 찾아 경험을 쌓도록 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그제 저녁에 가천문화재단(이사장 이길여)이 개최한 '심청효행대상' 시상식은 시사하는 바 컸다. '효'야말로 이 시대에 요구되는 아시아적 가치이기 때문이다.
▶심청이가 갸륵한 효심으로 제 몸을 희생한 곳이 바로 인천 백령도의 인당수요, 연꽃으로 세상에 나타난 곳도 연봉바위이며, 맹인잔치를 열어 끝내 아버지 심학규의 눈을 뜨게 한 효심이야말로 너나 없이 각박하게 사는 오늘의 현실 속에서 음미해야 할 가화(佳話)가 아닌가?
▶더구나 '맹인의 아버지'로서 남북한 공동 사용 점자(點字)를 창안한 박두성 선생도 인천의 어른이신 바에야 그 '효'와 '박애'의 정신을 개·폐막식주제로 삼는 게 마땅하다고 보는 것이다. 아시안게임이 정신적 가치를 추구하는 축제였으면 한다.
/주필
2013년 12월 0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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