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공개 처형(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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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3.12. 9)
조우성의 미추홀 - 공개 처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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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 처형의 역사는 오래다. 예부터 현재까지 이어져 온 형벌 중의 하나다. 본보기 효과를 노린 것인데 5·16 직후 깡패들에게 제 이름이 적힌 팻말을 가슴팍에 걸고 "나는 깡패입니다. 국민의 심판을 받겠습니다"는 플래카드를 들려 거리행진을 하게 했던 일이 기억난다.
▶그때 대중은 피해자로서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경험하는지, 일상에서는 맞설 수 없었던 권력에 대해 조롱을 하거나 돌팔매질까지 한다. 한때 프랑스에선 공개 처형이 '흥행'처럼 여겨져 국왕의 머리가 기요틴에 잘리는 장면을 구경하기 위해 주변 건물을 빌리는 소동까지 벌였다.
▶영국에서도 공개 처형은 국민적 구경거리였다. 런던의 '타이번'은 18세기까지 교수형의 형장으로서 악명을 떨쳤다. 1783년 이후에는 '뉴 게토' 감옥으로 형장을 옮겨 처형을 계속했다. 1807년 관람객이 대거 몰려 100여 명이 압사하는 진기록도 남겼다.
▶일본도 예외가 아니다. 에도 시대 이전에는 '주신쿠라(忠臣藏)'에서 보듯 지체 높은 자들이 흰 장막 안에서 할복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공개 처형을 했다. 일본서 공개 처형이 폐지된 것은 서양의 법제도를 도입한 명치유신 이후였다. 그러나 식민지에서는 달랐다.
▶일제는 독립군을 잡아 공개 처형을 일삼았다. 교수형이나 총살형보다 잔혹한 방법에 끌려나온 참관객들을 몸서리치게했다. 시퍼렇게 날 선 군도로 내리치거나 심지어는 작두로 목을 자르는 천인공노할 만행을 서슴지 않은 것이 자랑스런 '천황'의 군대, '황군'이었다.
▶중국은 최근에도 공개 처형을 한 사법 후진국이다. 공개 재판에 이은 공개 처형을 수시로 각지에서 자행했었다. 만행은 올림픽을 앞둔 2007년 이후에야 끝났다. 그 형제국이라는 북한은 아직도 공포정치의 도구로써 이를 사용한다. 화폐개혁을 잘못했다고도 공개 처형을 하는 국가다.
▶며칠 전엔 2인자 장성택의 측근들을 공개 처형했다고 한다. 북한식은 한 사람에게 총알을 수십 발씩 퍼부어 몸체를 짓이기는 것이라니 말만 들어도 소름이 돋는다. 21세기 인권 시대에 '사람 중심의 체제'에서 그런 일을 벌이고 있다니 이해가 안 된다.
/주필
2013년 12월 09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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