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등불'(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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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3.11. 4)
조우성의 미추홀 - '등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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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고르는 1861년 인도 캘커타에서 태어났다. 1913년 시집 '키탄자리'로 노벨 문학상을 받았는데, 아시아 시인으로는 지금까지 그가 유일한 수상자다. 평소 벵골어로 시를 썼지만, 영어를 준 모국어처럼 구사해 자신이 영역하거나 영역본을 직접 감수해 출판했다고 한다.
▶그는 1929년 4월2일자 동아일보에 '동방의 등불'이라는 제목의 시를 기고해 나라를 빼앗긴 백성들에게 용기와 감동을 주었다. 식민 지배를 받고 있던 작은 '나라'를 '동방의 등불'이라고 한 것은 타고르처럼 시대를 앞서보는 혜안이 없는 시인은 표현할 수 없는 대목이다.
▶"일찍이 아시아의 황금 시기에/빛나던 등불의 하나인 코리아/그 등불 다시 한번 켜지는 날에/너는 동방의 밝은 빛이 되리라." 우리나라 방문을 요청한 기자에게 방문을 못하는 대신 이 시를 써 주었다는 일화가 전한다. 주요한 시인이 번역한 제목은 '동방의 등촉(燈燭)'이었다.
▶여기서 주목되는 구절은 단연 '그 등불 다시 한번 켜지는 날'이다. 1919년 3·1운동의 전개와 결과를 모를 리 없는 타고르가 '다시 일어서는 날'이 있을 것이라고 예언하고 있다는 점이 놀랍다. 그리고 채 한 세기가 되기도 전에 세계는 예언이 실현됐음을 인정하고 있다.
▶프랑스 파리의 쁠랭렝 백화점을 휩쓸고 있는 '삼성'의 핸드폰, 영국 런던의 'LG' 전광판, 독일 거리에 나붙은 V 자 '금호' 상표, 워싱톤 거리를 누비는 '현대'의 산타페 등과 '싸이' 열풍, 전 지구적으로 퍼진 한류 등을 보면, 그 '등불'이 이미 환히 켜져 있음을 실감하게 된다.
▶이번에 박근혜 대통령을 국빈 초청한 영국의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도 타고르의 말이 맞다고 한몫 거들었다. "아시아의 4번째 경제 강국인 한국은 글로벌 비즈니스의 허브이며 청소년 독서량 세계 2위, 평균 수명 81세이다. 한국은 문자 그대로 '등불'과 같은 존재"라고 했다.
▶그럼에도 국내 정국은 혼미를 거듭하고 있다. 다른 건 몰라도 삼성 이건희 회장이 언젠가 '한국 정치는 4류'라고 한 것이 맞는 거 같은 상황이다. '세계 속의 등불'을 꺼뜨리지 못해 안달나는 것 같은 정쟁만은 이제 그만 두었으면 한다.
/주필
2013년 11월 04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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