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폴리케톤' (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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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3.11. 8)
조우성의 미추홀 - '폴리케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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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가 생산한 최초의 공업적 합성섬유는 1935년에 나온 '나일론'이다. 그 무렵 미국은 세계 최대 비단 스타킹 생산국이었다. 그러나 전쟁 가능성이 짙어지자 일본이 비단 수출을 중단해 전전긍긍하던 차에 듀폰 사의 월리스 H. 캐러더스가 그를 대체할 소재를 개발했다.
▶녹인 '폴리아미드'에서 얇은 섬유가 생기는 것을 화학자인 그가 발견했다. 이 섬유는 비단 같은 투명성과 면과 울의 강인함을 지녔는데, 얼마 후 기계로 직조하는 방법을 찾아냈다. 캐러더스는 섬유명을 '강하다'는 데 착안해 '노런(NO RUN-올 풀림이 없음)'이라 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올이 풀려서 이름을 바꿔 '뉴론(NURON)'이라 했더니 이번엔 '뉴론(NEURON-신경세포)'처럼 들려 결국 '나일론(NYLON)'으로 정했다는 에피소드가 있다. 나일론 스타킹은 1939년 뉴욕만국박람회에서 첫선을 보였고, 1940년 5월 발매를 시작했다.
▶수많은 사람이 몰려들어 혼잡을 이뤘는데, 뉴욕에서만 첫 날 7만2000 켤레가 팔렸다고 '고잉·고잉·곤(크로니컬 북)'이란 책이 전한다. 그에 따라 일본의 비단시장은 곤경을 겪었고, 나일론 스타킹은 생산이 중단됐던 2차대전을 지나 오늘까지 여성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스타킹은 본래 방한 기능을 갖고 있었으나 비단처럼 얇은 나일론으로 감싸 화장하는 듯한 효과를 내 여성에게 다리는 얼굴과 같은 존재가 됐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1960년대엔 "질겨진 것은 나일론 스타킹과 여성"이란 우스개소리가 나돌 만큼 나일론 질이 향상됐다.
▶그 후 1980년대 중반에 우리나라의 '남영 L&F'가 생산한 고탄력 스타킹이 세계 스타킹 역사를 다시 썼다. 나일론 원사를 쓴 것보다 신축성이 뛰어나 기존 상품보다 2배 이상 비쌌지만 선풍적 인기를 끌었고, 러시아 여행 선물 1순위를 차지하는 영광을 아직 누리고 있다.
▶최근엔 '효성'이 듀폰의 나일론을 능가하는 혁명적 신소재 '폴리케톤'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한다. 나일론보다 2.3배가 강해 쓰임새가 많고, 일산화탄소에서 얻는다니 놀랍다. '철수·안철수' 등이 뒤엉킨 아수라 정치판 속에 경제계가 선사한 낭보다.
/주필
2013년 11월 08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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