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러시아'생각(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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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3.11.13)
조우성의 미추홀 - '러시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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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주재 러시아 대리공사 웨베르는 부임하자마자 정부 외교 고문이었던 묄렌도르프를 매수했다. 묄렌도르프가 외교 사무를 독단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독일인이었지만 친러 자세를 취하며 조선 침략을 적극 도와 후에 러시아 정부에서 성(聖) 안나 훈장을 받았다.
▶조러수호통상조약은 묄렌도르프가 외무독반 김병시(金炳始)를 앞세워 웨베르와 담판케 한 결과였다. 조영수호통상조약의 재판인 조러조약에서 러시아는 조선에서의 치외법권을 포함하는 막대한 이권을 얻었고, 인천 등지에서 가옥과 토지 임차 등의 특권을 누리게 됐다.
▶이는 모스크바 공국이었던 러시아가 유럽과 아시아를 아우른 제국으로 팽창하면서 밟아온 역사가 모두 침략과 정복이었던 것에 비하면 이례적인 '진출'로 여겨지나 "러시아 군함은 조선의 모든 항구에 자유롭게 입항할 수 있다."는 조항에서 벌써 침략의 촉수를 느끼게 된다.
▶웨베르는 술책에 능한 외교관이었다. 일본인은 무례하고, 청국인은 오만방자한 반면 그는 예절 밝은 신사(?)였다. 그는 러시아를 두려워했던 조선 관료들을 '친러파'가 되게 했고, 급기야 러시아의 힘을 빌려 일본을 견제하고 청의 속박에서 벗어나자는 환상을 품게 했던 것이다.
▶거문도 사건이 터졌을 때, 비로소 그들의 진면목이 드러났다. 러시아는 "조선 정부나중국 정부에서 영국 해군의 이러한 행동을 시인한다면 러시아도 조선반도의 어느 일부 요지를 점령할 것"이라고 협박했다. 러시아가 그럴 여력이 있었는가는 또다른 문제다.
▶그렇다고는 하나 "우리나라는 지역이 넓고 재물이 많아서 조금도 다른 나라를 엿볼 생각이 없고, 다만 여러 나라와 사이좋게 지내자는 것.(고종실록 1880년 2월 27일)"이라고 한 그들의 외교 수사가 입에 발린 허언이라는 것은 제물포해전과 6ㆍ25전쟁 때 여실히 드러났다.
▶오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방한했다. 대 러시아 관계사에 그가 어떤 방점을 찍고 갈지는 모르나, 동북아의 파고는 어느 때보다도 거칠다.그 주역들 또한 한 세기 전과 같다. 신 제국주의적 망령이 발호될까 걱정이 되는 오늘이다.
/주필
2013년 11월 13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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