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푸틴 대통령 방문 (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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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3.11.15)
조우성의 미추홀 - 푸틴 대통령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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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단 하루뿐인 빡빡한 일정 속에서 인천을 전격 방문했다. 그제 그는 광복 이후 인천을 공식 방문한 첫 러시아 원수라는 기록도 남겼다. 어둠이 내린 오후 8시. 스케줄까지 미뤄가며 만사를 제치고 찾아간 곳은 중구 연안부두에 있는 제물포해전 추모비.
▶1904년 팔미도 앞 해상에서 러시아와 일본이 벌인 해전에서 중과부족으로 자폭의 길을 택했고, 그때 전사한 장병을 기리기 위해 세운 추모비에 환화하기 위한 것이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이 비의 설립을 제안한 당사자인 그로서는 감회가 깊었을 것으로 여겨진다.
▶제물포해전과는 아무런 연고도 없는 연안부두에 추모비가 세워지게 된 비화는 당시 본보 청와대 출입기자인 손미경 부장에 의해서 알려졌다. 그에는 '심각한 역사적 오해'가 게재돼 있었다. 주한 러시아대사관의 무관 샤베스코 대령의 부정확한 본국 보고가 출발점이었다.
▶아셈회의를 취재했던 손 부장은 푸틴 대통령이 노무현 대통령에게 제물포해전 때 "러시아 장병을 도와준 조선인들에게 감사드린다"며 "전사한 장병을 위한 추모비를 인천에 세우고 싶다"고 했고, 대통령이 사실 여부를 묻자 반기문 외교특보가 "그렇다"고 했다는 것이다.
▶이 삼자의 대화 중 '조선인의 도움' 등은 지금까지 밝혀진 기록이나 연구에서 보면 사실과는 거리가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정상 간 제안과 수락은 곧 국가적 약속으로 돼 시민단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추모비가 건립됐고, 이후 그곳은 러시아의 해외 유적과 같은 순례지가 되었다.
▶푸틴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일본에 굴하지 않은 영웅적 장병들'을 추모함으로써 '조국애'를 진작시키려는 대내 단합용 행보와 그간 인천시와 나눈 교류에 대한 답방이라는 의미를 지니겠지만, GCF와 세계은행 사무소 등을 유치한 인천의 국제적 위상도 영향을 미쳤으리라 본다. ▶동북아 역사전쟁의 파고가 급기야는 '전쟁 준비 단계' 운운하는 데까지 치닫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 가운데 더더욱 요구되는 것이 진정성 있는 외교의 수립일 터이다. '러시아 대통령의 첫 인천 방문'이라는 성과를 향후 잘 살려 나가야겠다.
/주필
2013년 11월 15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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