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손실금(損失金)(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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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3.11.20)
조우성의 미추홀 - 손실금(損失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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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성악가 조수미씨의 CD를 구입했다. 그의 얼굴이 그려진 산뜻한 자켓에는 ㈜셀트리온의 후원으로 연전에 열린 인천축구전용구장 공연 때 쏟아졌던 환호와 갈채가 묻어 있는 듯 싶었다. 하늘이 내려주신 목소리, 그 중에서도 유별나게 귀에 잠겨오는 곡이 있었다.
▶"카테리니 행 기차는 8시에 떠나가네/11월은 내게 영원히 기억 속에 남으리/내 기억 속에 남으리/카테리니 행 기차는 영원히 내게 남으리/함께 나눈 시간들은 밀물처럼 멀어지고/이제는 밤이 되어도 당신은 오지 못하리/당신은 오지 못하리-" 노래는 애절하게 이어진다./"비밀을 품은 당신은 영원히 오지 못하리/기차는 멀리 떠나고 당신 역에 홀로 남았네/가슴 속에 이 아픔을 남긴 채 앉아만 있었네/남긴 채 앉아만 있었네/가슴 속에 이 아픔을 남긴 채 앉아만 있었네" 제목은 '기차는 8시에 떠나네', 작곡자는 희랍인 미키스 테오도라키스다.
▶나치에 저항하다 돌아올 기약 없이 카타리니로 떠나간 젊은 애인 레지스탕스를 기다리는 한 여인의 마음을 그렸다고 한다. 그 같은 배경 이야기를 몰라도 애잔한 선율이 심금을 울리는 노래였다. 애타게 애인을 기다리며 매일 기차역으로 나가는 가녀린 여인을 상상하게 된다.
▶그렇게 기차는 떠난다. 그것이 8시든, 9시 반이든, 12시든 정해진 시간에 이별의 슬픔과 만남의 기쁨이 점철된 삶속을 오간다. 정시 출발은 기차가 지닌 미덕이다. 사람이 많이 탔거나 덜 탔거나 주어진 시공에서 아침의 열정 혹은 한낮의 우수, 황혼의 고독을 싣고 달린다.
▶그 출발점인 기차역은 또 얼마나 많은 사연을 지닌 인생의 광장이었던가? 그를 생각하면 '민자역(民資驛)' 운운하며 추억의 공간을 죄다 팔아먹은 '철도 마피아'들의 행태와 그것도 모자라 방만한 경영으로 생긴 적자를 노인들에게 돌리는 선동적인 잔꾀에 화가 치민다.
▶최근 발각된 철도시설공단 사건까지 떠올리면 이 나라를 이만큼 이끌어 오며 땀을 흘렸던 노인들에게 무슨 할 말이 있을까 싶다. 철도에 종사하며 밥 먹고 사는 젊은이들이여! 더는 노인을 귀찮은 존재로 취급하며 '손실금' 운운하지 말라.
/주필
2013년 11월 20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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