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신세계 (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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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2.10.19)
조우성의 미추홀 - 신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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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新世界)'-드보르작의 아름다운 교향곡 이름이다. 1822년 뉴욕의 한 음악원 초청으로 드보르작이 미국에 머무르는 동안 만든 곡인데 오늘날 그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원제는 'From the New World'다. 여기서 '신세계'는 알다시피 미국을 가리킨다.
▶당시 미국은 새로운 세계였고, 그에 대한 도전과 두고 온 고향에의 향수, 소박하지만 자유분방한 민중의 삶이 5음계를 오르내리며 사람들에게 삶의 건강한 의욕을 일깨워주어 사랑을 받아왔다.
▶'신세계'는 그렇듯 미지의 시공에 대한 꿈과 도전과 낭만을 포용하는 내일의 '상징공간'인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신세계'는 이름만 헉슬리의 소설처럼 '멋진 신세계'지, 포부와 열정과 감동이 펼쳐진 곳이 아니다. 화려한 불빛 속에 온갖 상품이 쌓여 있는 구매의 나라 '신세계'이다.
▶최근 인천 한복판에서 연간 8000억원대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신세계'가 화제가 되고 있다. 재정위기에 처한 시가 참담한 심정으로 급한 불을 끄겠다며 금싸라기 땅을 팔려고 내놓자 남의 심사는 아랑곳없이 기존의 임차권을 내세워 제값을 치르려 하지 않다가 되레 일을 당한 것이다.
▶롯데측이 2000여억원을 더 내겠다고 제안했고, 제 코가 석자인 시가 이를 받아들인 것인데 서둘러 행한 과정만을 나무랄 시민은 많지 않을 것 같다. '상도의(商道義)'를 운운할 상황도아니다. 도의로 따지자면, '신세계'는 말할 입장이 없다. 인천과의 거래(去來) 자체를 꺼려 왔기 때문이다.
▶생색내기 빼놓고는 마음으로 흔쾌히 주고받은 것이 없는데, 거래는 무슨 거래며, 거래가 없는데 지켜야 할 상도의가 있다면 그것은 궤변에 속한다. 지역의 신문방송 광고, 유나이티드FC의 협찬 등등.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외면하며 꺼내든 변명들은 '본사(本社)가 아니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자신들이 해 왔다는 사회공헌사업은 크게 자랑한다. 올해 쓴 돈은 9억원 정도다. 지난해 7500억원을 벌었는데 그중 10억원도 안되는 돈을 내고 '상생으뜸기업'이라고 자화자찬을 하니 듣기에도 민망하다. 미국 독립선언문의 기초자인 토마스 제퍼슨 대통령이 이런 말을 했다. "상인들에겐 조국이 없다. 그들은 이익을 얻는 것 외에는 조금도 마음을 쓰지 않는다." 이 문장 속의 '조국'을 '인천'으로 바꿔도 틀린 게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주필
2012년 10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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