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사료(史料)(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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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3.10.14)
조우성의 미추홀 - 사료(史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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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민사박물관 건립 당시, 재미교포에게 협조를 구하고자 미국 각지를 방문한 일이 있었다. LA를 필두로 워싱턴, 뉴욕, 필라델피아, 덴버 등 교민회가 있는 곳을 두루 찾았다. 비행기로 오가는 바쁜 일정이어서 현지 교포 조력자들의 고생이 많았다.
▶그런 가운데 필자는 뉴욕 컬럼비아 대학과 덴버 철도사박물관은 꼭 방문해야 한다고 일정 조정을 제안했다. 이유는 지역사 연구의 현안 가운데 하나인 '조미수호통상조약 체결지 확인'과 최초로 경인선을 오갔던 미 브룩스사 제작 증기기관차 외형과 제원을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컬럼비아 대학 도서관은 1800년대에 발행된 미국 신문의 마이크로필름을 골고루 갖춘 곳으로 유명해 기대가 컸다. 일행은 필자와 함께 마이크로필름 파일을 뒤졌는데 기사는 찾았지만 사진과 구체적 장소는 확인하지 못했다.
▶그보다 훨씬 전에 벌어진 신미양요 때 사진은 버젓이 남아 있는데, 국가 간 중대사인 조약 체결에 관한 영상기록이 없다는 게 기이하게 느껴졌다. 한 세기여 만에 나타나 화제를 모았던 '제물포 해관 지도'처럼 어딘가에는 반드시 잠들어 있으리라 믿었다.
▶미국 중부 덴버에도 교민회가 있었다. 덴버 광산에 취업했던 교포들이 독립운동을 한 역사적 흔적이 남아 있는 곳이기도 하다. 그곳에 미국 최대 '철도사박물관'이 있다는 것은 행운이었다.
▶박물관 자료실 입구에 앉아 있는 백인에게 한국에서 왔으며, 1890년대 뉴욕 소재 브룩스사가 만든 모갈형 탱크 기관차 사진이나 자료를 찾고 싶다니까 기다리라고 한다. 10여 분쯤 지났을까, 그는 두툼한 책 한 권을 건네주었다.
▶'세상에, 이럴 수가!' 쾌재를 불렀다. 브룩스사가 그 무렵 발행한 자사 기관차 소개 카달로그가 완벽하게 보관돼 있었던 것이다. 영문자로 쓴 'CHEMULPO-SEOUL' 표지가 선명한 증기기관차 원 모습을 확인한 순간이었다. 뒷면엔 전혀 몰랐던 제원까지 기록돼 있었다.
▶그 때 손에 넣은 사진은 인천개항박물관에 게시해 놓았지만, 조약 체결 사진이나 장소는 오리무중이었다. 그런 중에 최근 조약 체결지를 확정하게 한 '해관 지도'를 발굴한 것은 낭보였다. 사료 수집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겠다.
/주필
2013년 10월 14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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