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미추홀 성화(聖火)(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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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3.10.18)
조우성의 미추홀 - 미추홀 성화(聖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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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은 신성하다. 세상을 환히 밝혀주고, 따듯하게 한다. 그러나 아득한 신화시대에는 오직 신만이 소유했었다. 불을 훔쳐 인간에게 준 프로메테우스에게 카프카스 산에서 밤마다 독수리에게 간을 뜯기는 형벌을 내릴 만큼 신은 불을 애지중지했다고 그리스 신화는 전한다.
▶우리 신화에서도 불이 등장한다. 단군의 셋째 아들 부소(夫蘇)가 해충과 병이 돌아 목숨을 잃는 자가 속출하자, 부싯돌을 만들고 그를 이용해 불로써 해충을 태워 역병을 물리쳤다고 한다. 불의 시초에 관한 기술은 이처럼 다소 상이하지만 동서양의 인식은 크게 다르지 않다.
▶예부터 인류는 불이 세상을 정화하고, 되살려주는 힘이 있다고 믿었다. 지금도 지방 곳곳에서 부엌을 관장하는 '조왕신'을 모시거나, 이사할 때 부녀자들이 굳이 연탄불의 불씨를 살려 가는 것은 고래로부터 전해진 불의 신성성(神聖性)을 받아들인 '불 풍속'이라고 하겠다.
▶올림픽에 불(성화)이 등장한 것은 1936년 제11회 베를린대회 때부터였다. 이때 그리스에서 베를린까지 국경을 넘어 봉송하는 의식이 거행됐다. 국내에서는 이상화 시인의 동생으로 대한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체육인 이상백 선생이 제안해 처음 성화가 선을 보였다.
▶1955년 제36회 전국체육대회 때다. 강화도 마니산 참성단에서 7선녀들에 의해 채화된 성화가 주경기장인 서울운동장으로 옮겨졌다. 최종 주자인 손기정 선수에 의해 점화된 성화가 화합과 열정의 상징으로 세상을 밝혔다. 인천에서는 1964년 제45회 때 활활 타올랐다.
▶이번 제94회 전국체전은 인천에서 다섯 번째 열리는 제전(祭典)으로 지역주민, 다문화 가족 등 각계 봉송자 657명의 협조를 받아 강화 읍내-정서진-계양구 등을 거쳐 부평구에서 1박을 한 후 개막식 하이라이트로 점화될 예정이다. 영예의 최종 봉송자가 누구일까도 궁금하다.
▶채화지 마니산은 '백두'와 '한라'의 중간, 곧 국토의 '배꼽'에 해당하는 곳이고, 정상의 참성단은 대대손손 하늘에 제사를 지내온 민족의 성지이다. 체전 개최를 고유(告由) 받으신 천지신명께서 우리 모두를 보우해 주시리라 믿는다.
/주필
2013년 10월 18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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