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사람을 기리자 (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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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3.11. 1)
조우성의 미추홀-사람을 기리자
( 109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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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평구 삼산동(三山洞)에 새로 지은 체육관 이름으로 인해 한동안 설왕설래한 적이 있다. '삼산월드체육관'이라는 정체가 모호한 작명으로 결판이 났지만 뭔가 아쉬웠다. 원래 그 일대 옛 지명은 '후정리(後井里)', '뒤우물'이었다. 얼마나 정겨운 우리 말 땅이름인가?
▶1939년 일제가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에 참전해 이긴 일본 최대 구축함 '삼립함(三笠艦)'의 이름을 그대로 쫓아 '후정리'를 '삼립정(三笠町)'이라 정했고, 광복 후 무슨 까닭에서인지 '후정리'를 버리고, '삼(三)' 자를 살려 그에 난데없는 '산(山)'를 덧붙여 '삼산동(三山洞)'이라 했다.
▶그리고는 흔적도 없는 세 산의 중간에 이 동네가 있어 동명을 그리 정했노라고 강변하고 있었으니 새 체육관 이름을 '삼산 체육관'이 아닌 '장창선(張昌宣) 체육관'이라 부르자는 제안이 퍽 신선하게 여겨졌다. '장창선!' 그 이름은 1960년대 인천 시민들에겐 '큰 자랑'이었다.
▶한국 체육사적으로도 값진 이름이었다. 우리나라 스포츠 사상 최초로 레슬링 붐을 일게 선구자적 호칭이었던 것이다. 1964년 도쿄 올림픽에 출전해 은메달을 딴 후 1966년 세계아마선수권대회에서 레슬링사상 최초로 금메달을 획득해 온 국민을 열광케 한 '국민영웅 장창선'이었다.
▶그때, 그 시절의 시대적 소명을 다한 체육인에게 '체육관 이름' 하나 헌정해 주지 못한 인색함이못내 씁쓸한데 반해 수많은 시민이 거리로 쏟아져나와 '장창선 선수'에게 꽃다발을 목에 걸어주던 옛 장면들과 새로 연 '문학박태환수영장'이 오버랩 되는 것은 무슨 까닭일까?
▶류현진 선수가 금의환향했다. 팬들이 인천국제공항에서 그를 뜨겁게 맞이했다. 장창선 선수에 비견할 스포츠 영웅의 탄생을 축하한 것이다. 장창선 선수와는 동산고 선후배이지만, 그들이 각기 겪었던 역경들을 돌이켜보면 그 모습이 더욱 더 장하게 보인다.
▶환영하자. 기려주자. 그리고 기억하자. 우리 고장이 배출한 '인천의 아들' 류현진 선수가 세계무대에 우뚝 섰다는 것이 얼마나 장하고, 대견한 일인가? 후배들의 장이 될 '장창선레슬링경기장', '류현진야구장'을 기쁜 마음으로 꿈꾸어 본다.
/주필
2013년 11월 01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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