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인천의 고질병(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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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3. 9.4)
조우성의 미추홀 - 인천의 고질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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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이 없다.' 이렇게 말하면, 매우 도발적으로 들릴지 모르나 분명히 있어야 할 TV 일기예보에서 인천은 대개 행방불명이다. 인천을 아예 빼거나 대신 백령도를 넣기도 하고 인천·백령도를 다 제외해 인구 300만의 대한민국 제3의 대도시 인천은 방송에서 존재감이 없다.
▶전 국민이 거의 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메이저 3사나 케이블, 종편의 일기예보 상당수가 인천 홀대인데도 시는 대범하게도 이의 한 번 제기하지 않은 것 같다. 그게 무슨 대수냐는 거 같은데, 영·호남 지방의 군소 도시만도 못한 취급을 받고 있는 몰골이 처량하다.
▶방송통신위원장에 인천 출신이 기용됐어도 달라질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 공연히 손뼉만 친 셈이 됐다. TV 방송국 한 곳을 운용할 수 있는 사회적, 경제적 기반조차 마련하지 못한 지역의 수준을 탓해야겠지만, 편향적인 방송정책으로 지방을 옥죄는 폐해도 지적해야 한다.
▶'인천의 뉴스'를 왜 '서울의 굴절된 시각'을 통해 공급 받아야 하며, 그것이 지역사회 발전에 어떠한 부정적 영향을 끼쳐왔는가를 이제는 생각해 볼 시점이 됐다는 것이다. 전국적으로 인천이 사건·사고의 도시로 각인된 것은 방송의 선정적 보도 때문임은 두루 아는 일이다.
▶세계 유수의 인천국제공항, 국내 제2의 항만, 발전 가능성이 가장 큰 경제자유구역 등을 포용하고 있는 대도시 인천은 특히 문화·방송 면에서 '서울의 식민지' 같은 종속상태를 극복해야 하며, 그러자면 먼저 인천의 시각으로 본 '공론'을 시민들이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
▶지역 공동체의식의 형성은 지역의 역사와 문화와 사회체험을 지역민이 나눌 때라야 가능하다. 전국 최하위 수준의 투표율, 그로 인한 지역 권력의 창출 실패, 역대 정권에 의해 강요된 각종 불이익 등은 결국 매스 미디어의 총체적 부실에서 비롯된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렇기에 지역방송의 운용이 어렵다는 이유로 메이저 방송들의 '인천 총국'을 서슴없이 받아들일 수가 없는 것이다. '방송의 식민화 상태'는 광복 후 지금까지 계속된 '인천의 고질병'이다. 어떻게든 지역의 역량을 결집시켜 자립해야 한다.
/주필
2013년 09월 04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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