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도쿄 올림픽 (퍼온글)
본문
퍼온곳 : 인천일보(13. 9.11)
조우성의 미추홀 - 도쿄 올림픽
( 1070 )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나치의 잔혹상'을 빛바랜 역사의 기록으로 여기던 터에 지난 6일 히틀러의 마지막을 지켰다는 최측근 경호원 '로쿠그 미슈'가 독일 베를린 자택에서 96세로 사망했다는 뉴스가 전해졌다. 히틀러 때 저질러졌던 전대미문의 비극이 아직도 막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같은 날 일본 도쿄가 1964년 하계 올림픽을 개최한 지 56년 만에 올림픽을 재유치했다는 아르헨티나 발 소식이 주요 뉴스로 등장했다. 삿포로(1972년), 나가노(1998년) 동계올림픽을 합해 네 번째 올림픽을 하게 됐다는 소식과 독일 발 부음이 겹쳐 떠오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나치의 선전선동 영화에 '올림피아'가 있다. 어떤 이유로 '미의 제전'이란 이름으로 국내에 상영됐는지는 모르나, 필자는 독일의 여성 영화감독 레니 리펜슈탈이 천재성을 발휘한 그 영화를 본 일이 있다. 관람하면서 영화가 어떻게 정치와 결탁할 수 있는가를 생각하게 됐다.
▶어느 영화인도 누리지 못했던 특권을 이용해 그는 수십 대의 카메라와 수천 미터의 필름을 마음껏 사용하여 정치사상을 종교처럼 묘사하는 데 성공했다. 열광하는 국민들, 거대한 스타디움의 조형미 등에 눈길을 주다 보면 히틀러는 어느새 올림픽의 주인공으로 돼 있었다.
▶1936년 베를린 올림픽을 다룬 영화 '올림피아'를 이 시점에서 다시 떠올리는 것은 지탄받아야 할 스포츠의 정치화가 2020년 일본 도쿄에서 재연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는 불길함 때문이다. 이웃나라가 열렬히 희망해 꿈을 이루게 됐어도 마냥 손뼉만 칠 분위기가 아닌 것이다.
▶향후 일본이 어디로 튈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팽배해진 것이 동북아의 상황이다. 자위대가 자위 수준을 넘어 정상적으로 기능을 해야 한다고 여기는 사무라이의 후예들이 항공모함 이즈모를 띄우고, '욱일기'를 휘두르며 야스쿠니 신사에 잠들어 있는 전범들을 깨우고 있지 않은가?
▶피지배국이었던 한국과 중국의 약진을 눈 뜨고 볼 수 없다는 대중적 시기심을 이용하는 일본 극우 정치인들의 수준을 생각하면, 더욱 불안해진다. 이웃나라의 영토를 넘보고, 역사를 끊임 없이 왜곡하면서 대체 무슨 스포츠정신을 말하겠다는 것일까?
/주필
2013년 09월 11일 (수)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