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명 태(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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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3.10. 2)
조우성의 미추홀 - 명 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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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명문 작사, 변훈 작곡, 오현명 노래'로 널리 사랑을 받아왔던 가곡 '명태'는 '그리운 금강산' 같은 국민가곡 급에 속하지만, 애창곡은 아닌 듯싶다. 따라 부르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후한 베이스와 '쇠주를 마실 때, 카~!'하는 익살스런 곡중 대사가 일품이다.
▶"검푸른 바다, 바다 밑에서 줄지어 떼지어 찬물을 호흡하고/길이나 대구리가 클 대로 컸을 때/내 사랑하는 짝들과 노상 꼬리치고 춤추며 밀려다니다가/어떤 어진 어부의 그물에 걸리어/살기 좋다는 원산 구경이나 한 후/이집트의 왕처럼 미이라가 됐을 때"라고 이어진다.
▶여기서 '미이라가 됐다'는 것은 명천(明川)의 태(太)씨에게 잡혀 '명태'라는 이름이 지어진 후, 바싹 말려진 '북어' 신세를 비유한 것인데, 피라밋에 누워 있는 왕 같은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제 몸은 '안주가 돼도, 시가 돼도' 좋지만, '명태'란 이름만은 잃을 수 없다고 한다.
▶최근 그 존재감이 무색해졌다. 예전만 같지 않은 것이다. 명태로부터 시작해 생태, 동태, 황태, 노가리, 코다리, 창란젖, 명란젖 등 여러 모습으로 사랑을 받아왔었지만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태 후 인기 폭락이다. 아베 정부의 거짓말이 방사능 공포감을 키워왔던 것이다.
▶일본은 해상에 방사능 물질을 버리지 않는다는 런던협약을 위반했을 뿐만 아니라, 올림픽 유치에 혈안이 돼 '원전을 통제하고 있다'고 큰소리쳤다. 그러나 그것이 국제적 사기극임이 드러났다. 그에 대응해 해양수산부가 어류수입 금지조치를 취하자 오히려 WTO에 제소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적반하장도 유분수 아닌가 싶다. 이웃나라에 제대로 된 '현황 보고서' 한 장 건네지 않고, 심각한 방사능 유출 정보를 제 국민에게까지 숨기고 무슨 할 말이 있는가 모르겠다. 전문가들은 세슘의 피해가 생각보다 의외로 클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기준치 이하는 안전하다지만, 체내 축적이 더 문제라는 지적이다. 최근 동태탕 집에서 후배와 저녁을 했다. 손님이 우리 단 두 사람이었다. 세슘을 축적시키고나왔는지 아닌지는 알 수 없지만, 명태ㆍ동태가 밥상에 되돌아올 날이 기다려진다.
/주필
2013년 10월 02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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