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우공 30년(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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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3.10.10)
조우성의 미추홀 - 우공 3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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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얼문화재단(이사장 지용택)이 출범한 후였다. 재단은 '계간지 발간'을 주요사업의 하나로 꼽고 있었지만, 정작 준비 작업의 기미는 없는 듯싶었다. 재단후원회의 일원이자 서생의 한 사람으로서 창간을 학수고대한 지 10년쯤 되는 어느 날 비로소 첫 편집회의가 열렸다.
▶그 10년 동안 지 이사장은 아무 말씀 없이 잡지 발간의 기틀이 될 종자금을 어렵사리 마련했던 것이다. 그때까지 인천에 크고 작은 잡지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창간호가 종간호'로 되는 전철을 뛰어넘어 지역 출판문화의 새 전통을 세워가려는 결기가 느껴진 출발이었다.
▶새얼문화재단은 오늘날까지 매사를 쉽게 시작하지 않았고, 한번 사업을 시작하면 그것이 하나의 '전통'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세상의 풍상풍우와 상관 없이 해를 거르지 않고 실천해 왔다는 점이 지 이사장의 인생철학 '우공이산(愚公移山)'과 맥을 같이하고 있다.
▶'황해문화' 창간호의 편집위원으로는 박영일·최원식 인하대 교수와 필자가 맡았고, 간사에는 이용식 박사, 편집장은 장석남 시인이 담당했다. 감격스러웠던 것은 이때 내건 잡지의 슬로건이 그때 어느 누구도 말하지 않던 '전지구적으로 사고하고, 지역적으로 행동하라!'였다.
▶편협한 지역주의와 어줍잖은 세계주의를 극복하면서 우리가 사는 시공(時空)을 생각하고, 그를 바탕으로 지역문화를 실천하자는 당당한 외침이었다. 창간 특집을 '국제경제 질서의 재편-지역주의의 부상'으로 한 일은 발행인과 편집진의 그런 의도를 반영한 것이었다.
▶그렇게 시작한 '황해문화'가 올해로 발행 20년을 맞았다. 이번 '새얼뉴스레터'의 사진을 보니 그동안 발행한 책이 발행인과 재단 식구들의 키만큼 높아져 새삼 세월의 무게를 느끼게 했는데, '황해문화'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계간지'로 우뚝 선 모습이 떠올라 감회가 깊었다.
▶올해 새얼문화재단에는 이 말고도 축하할 일이 또 있다. '가곡과 아리아의 밤'의 첫 무대를 마련한 것과 재단 후원회를 창립한 것도 모두 30주년을 맞는다. '우공이산'과 '해불양수'의 정신을 높이 평가하고, 경하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주필
2013년 10월 09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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