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고향에 모시자 (퍼온글)
본문
퍼온곳 : 인천일보(13. 8. 2)
조우성의 미추홀 - 고향에 모시자
( 1053 )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간밤에 장대비가 쏟아져 내려 내일 추모식을 제대로 엄수할 수 있으려나 걱정이 됐다. 아침에 깨 보니 날이 거짓말 같이 환히 갰다. 서둘러 서울 망우리공원묘지에 도착했다. 송구스럽게도 경향의 원로들이 먼저 와 계셨다. 대학생을 포함한 추모객들도 예년보다 많았다.
▶추도사에서 송영길 시장은 "죽산 선생은 농지개혁을 달성해 우리나라의 적화 통일을 막은 일등공신으로 오늘날 경제 발전의 토대를 마련했고, 일찍이 무력으로써 한쪽을 굴복시킬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아 목숨을 걸고 '평화 통일'을 주창한 선구자였다"는 요지의 말을 했다.
▶주대환 사민연대 대표도 "죽산은 위대한 승리자다. 청사에 이름을 남긴 행운아다. 그는 100년을 내다보는 혜안을 갖고 오직 국민 대중과 역사만 보며 자신의 길을 가셨다. 그는 위대한 나라 대한민국의 건국의 아버지 가운데 한 분으로 건국 정신의 표상이었다"고 강조했다.
▶죽산에 대한 이 같은 앞선 인식의 사회 저변 확산은 추모객의 점진적 증가와 함께 최근 소설가 이원규씨가 펴낸 '조봉암 평전(한길사 간행)'이 판을 거듭하고 있는 현상과도 맥을 같이한다고 보인다. "죽산을 따르는 후학이 늘고 있다"는 주대환 대표의 말에 공감이 갔다.
▶'죽산 선생 제54주기 추모제'는 이모세 기념사업회중앙회 사무총장의 개회 선언으로 시작했다. 약력보고, 육성 녹음 청취, 김용기 회장 인사, 추도사, 추모시(신경림 시인의 '그날', 이근배 시인의 '죽산조') 낭송, 추모 노래(선구자), 진혼무, 유족 인사, 분향 순으로 진행됐다.
▶비에 맑게 씻긴 초목들은 저마다 그윽한 향기를 내뿜고 있었지만, 추모제 현장은 비좁고 궁색했다. 참례객의 상당수는 도리 없이 아래쪽 도로에 삼삼오오 서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문득 이럴 게 아니라, 묘소를 과감히 강화로 모시는 편이 여러모로 나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서슬이 퍼렇던 시절, 황망 중에 망우리 산속 언덕에 유택을 정했겠지만, 다함께 격을 갖춰 추모하자면 산천초목을 훤히 알아보실 너른 고향만한곳이 또 없을 것 같았다. 독립 유공자로서 '서훈'을 받더라도 선생께서 이를 반겨 받아주시지 않을까?
/주필
2013년 08월 02일 (금)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