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경우'와'염치' (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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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3. 6.17)
조우성의 미추홀 - '경우'와'염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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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부터 인천은 '경우가 바른 것'을 미덕으로 안 사회였다. 어른들의 한결 같은 말씀이셨다. '경우(境遇)'라고 했지만, 달리 풀이하면 '염치(廉恥)를 안다'는 말과 다름이 없었다. 그 '염치'란 무엇일까? 말할 것도 없이 제 분수를 지켜가며 부끄럽지 않게 살아가려는 자세이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분수'고 뭐고가 없어진 '몰염치'한 사회로 변했다. 세상이 알고, 생생하게 기억까지 하고 있는 염치 없는 일의 주인공들이 대명천지에 활개치고 다니는데다, 세월이 흐르자 추종자까지 생겨 '사회적 권력'이 되어 행세하기도 한다. 세상을 우습게 알거나 조롱하고 있다고밖에 보이지 않는데 저들은 진지하다. 내가 아니면 지역사회가 굴러갈 수 없다는 '대단한 착각'을 하고 있다. '천상천하유아독존'격이다. 그 자만이 어디서 나오는가는 연구과제이지만, 하나같이 '자리'를 탐하고 있다는 점은 공통이다.
▶작게는 생계형 가까운 '말직'에서부터 무슨 단체의 '감사', 혹은 무슨 연구소의 '소장', 그보다 배포가 더 유하면 '대표 이사'나 '이사장'이 되겠다는 의중을 공공연히 흘린다. 심지어는 "내가 돼야만 한다"고 자가발전까지 하니 코미디 중 상 코미디다. 그쯤 되면 중증 상태다. 남의 눈은 이미 안중에 없다. 원로회는 나이가 안 돼 못 들어가지만 적어도 모 회(某會) 회원이 못 되면 꼴이 사납다고 여기는 모양이다. 그러다가 선거철이 다가오면 제 자신을 되돌아보기는 커녕 권력에 눈이 멀어 갈지자 행보가 된다.
▶그러나 지난 세월을 관전(觀戰)해 온 시민들은 '경우'와 '염치'를 팽개친 이들이 세상을 제 손아귀에 쥐겠다는 듯 나대는 꼴을 이제 그만 보았으면 한다. '자리'는 자연스레 주어지는 것이며, '자리'를 차지해 잔치를 벌였던 욕심쟁이들의 결말을 줄곧 봐 왔기 때문이다.
이제는 '내가 아니어도 세상이 돌아간다.'는 사실을 인정했으면 한다. 누구나 예외가 없다. 더불어 이 짧은 인생행로에서 굳이 혼자 세상의 험한 일을 다 짊어져야 할 이유도 없다. 오늘은 무거운 짐을 나누어 지는 지혜가 필요하다.
/주필
2013년 06월 17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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