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 경상민국 (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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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3. 6.21)
조우성의 미추홀 - 경상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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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포 전 여행차 경북 울진을 1박 2일로 다녀왔다. 초행길이었다. 옛 독도 관련 유적인 대풍헌과 전국 각지의 비(碑)를 재현해 우리나라 금석문의 일단을 보여주고 있는 신라비 전시관이 인상적이었다. 인구 5만의 군이지만 문화 보존에 기울인 정성이 대단하다고 느꼈다.
▶산을 짙푸르게 수놓은 나무들과 해풍이 만들어내는 청정 공기를 들이마시며 대자연을 만끽했다. 인근 지역으로 뚫린 시원한 도로들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영남 장기 집권, 정경 유착, 과잉 투자 같은 부정적인 단어들도 머릿속에서 맴돌았다.
▶2년 전에는 전북 김제에서 목포를 향해 가면서 무안국제공항 부근을 달린 적이 있었다. 10여 분간 필자가 고속도로를 전세 낸 셈이었다. 혼자뿐이었다. 만년 적자인 무안국제공항이 먼발치에 서 있는 을씨년스런 풍경과 함께 '권력'이 빚어낸 '한국병'의 치유가 걱정됐다.
▶한적한 군 단위 지역에다가 사통오달의 도로와 대형 다리를 이어놓고, 인구 1백 만 명도 안 되는 곳에서 "우리도 타지처럼 국제공항을 가져야겠다"며 공항을 지어 국민의 혈세를 축내왔던 집권 세력의 '텃 밭 다지기' 작태는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는 국가적인 문제가 됐다.
▶경상도 정권 수십 년간 이뤄온 '지역 발전상'은 일일이 들지 않더라도 온 국민이 익히 다 알고 있는 사항이다. 그런 판에 '말 타면 경마 잡히고 싶다'고 이번엔 도를 넘어 법석이다. 국민의 시선이 결코 우호적이지 않음에도 오불관언하고 서로가 으르렁대고 있는 형국이다.
▶대체 무슨 일들인가? 2011년, 지난 정부가 '부산 가덕도'와 '경남 밀양' 모두 경제성이 없다고 부적격 판정을 내린 터에 이번엔 부산·대구·울산·경남·경북 등 '경상권' 모두가 나서 국토교통부와 동남권신공항 건설 타당성 조사를 위한 공동합의서를 체결했다고 한다.
▶이는 정부 스스로 내린 결정을 지역 이기주의에 의해 뒤집는 나쁜 선례로, 갈등 관계에 있던 이들이 느닷없이 '공동합의서'를 체결한 것 역시 불씨를 살리려는 수 싸움이 아닌가 우려된다. 자중들 하시라. '대한민국'이 '경상민국'은 아니지 않은가?
/주필
2013년 06월 21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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