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복원'문제(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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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3. 517)
조우성의 미추홀 - '복원'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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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 1호 숭례문이 복원과정을 끝내고 최근 일반에 공개됐다. 지난 2년간 대목장의 주도 아래 여러 차례 고증작업을 해왔고, 기와, 철물 등을 모두 옛 방식으로 다시 제작했으며 나무와 돌을 다듬는 일도 한복을 차려입은 석수와 목수들이 전통 도구를 사용했다는 보도다.
▶다행스러웠던 것은 1961년 해체 수리할 때 만든 실측도면과 2002년 문화재청이 작성해 놓은 '3D 스캔 데이터'가 복원의 기초가 되었다는 점이다. 기존의 2차원적 측량보다 한결 세밀하고 입체적인 데이터가 600년 역사를 되살려 내는 데 1등 공신 역할을 한 셈이었다.
▶그에 비하면 인천 지역에서의 '복원'은 예나 지금이나 수준 이하다. 대표적 실례가 월미도 에 위치한 '전통 정원 공원'이었다. 전국 각지의 유명한 별서정원을 모양만 흉내 내 지어놓은 것이니 거기서 무슨 역사적 향기나 선인의 발자취를 더듬어 볼 수 있을까 싶은 것이다.
▶한동안 복원하자고 떠들다가 수그러진 '대불호텔'도 마찬가지다. 복원주의자들이 말한 건물은 아펜젤러 목사가 묵은 최초의 대불호텔이 아닐 뿐 아니라 설계도는 커녕 일제강점기 때의 사진엽서 몇 장이 유일한 자료인데 그를 토대로 '복원'하자는 용감한 주장했던 것이다.
▶숭례문 복원과는 차원이 너무나 달랐다. 지역사회 일각에서 이에 이의를 제기해 결국 개항기 제국주의자들이인천에 와 지은 건물들의 복원사업은 중단되고 말았지만, 인천 인문학계의 수준을 드러낸 것 같아 씁쓸했었다. 그런데 이번엔 종교계가 '선교선'을 복원한다고 한다.
▶아펜젤러 목사가 타고 온 일본 여객선을 복원하자는 얘기이다. '선교선'은 '둘로스 호'처럼 선교를 목적으로 건조해 운항하는 배이다. 아펜젤러가 타고 온 일본 여객선이 '선교선'일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럼에도 '선교선' 운운하며 '복원'을 주장하는 것은 작은 문제가 아니다.
▶더군다나 선종(船種) 자체도 불분명하고, 설계도도 없는 상황에서 무슨 재주로 '복원'을 하겠다는 것인지 걱정이 앞선다. 들리는 바로는 건조 비용이 물경 수십억 원에 달한다고 한다. 지역문화 차원에서도 사업의 배경과 그 귀추를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주필
2013년 05월 17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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