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시립박물관(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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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3. 5. 8)
조우성의 미추홀 - 시립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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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립박물관은 전국 최초로 '공립'으로 세워진 전통을 지니고 있다. 그 씨앗은 초대 관장이었던 석남 이경성(石南 李慶成) 선생이 뿌렸지만 미술 학도였던 선생을 박물관계로 나아가게 한 이는 고향의 선배이자 미술사학의 원류인 우현 고유섭(高裕燮) 선생이었다.
▶석남 선생은 일제강점기 서울로 통학하던 인천 엘리트 모임인 '경인기차통학생회'의 리더 가운데 한 분이었고, 후에 개성부립박물관 관장으로 있던 우현 선생을 선생의 처남 박상래 씨를 통해 알게 됐다고 계간 '황해문화'에 실린 인터뷰 때 필자에게 밝혀주신 일이 있다.
▶우현 선생은 "우리나라에도 박물관인이 필요하다"고강조했고 그에 큰 감화를 받은 청년 석남은 광복이 되자 서울국립박물관에 근무하다가 인천의 군정관 '험벨트'와 협의해 옛 '향토관(현 파라다이스호텔 자리, 옛 영국영사관)'에 인천시립박물관의 문을 열었던 것이다.
▶박물관에 집필실, 음악실 마련은 물론 무용 공연과 강연회도 열었다는 점은 시대를 앞서간 선구적인 경영이어서 놀랍다. 더불어 청전 이상범, 수화 김환기 등 내로라하는 작가들의 작품 100여 점을 전시해 "우리나라에서 현대미술을 상설 전시한 첫 예"라는 평을 들었다.
▶뒤를 이어 유희강, 우문국, 장인식 선생 등이 인천시립박물관의 토착화를 위해 애를 썼으나 시가 행정 편의상 관장을 줄곧 퇴직을 앞둔 공직자로 임명하자 그 위상이 급격히 저하되었고 근자에까지도 '국립박물관'의 인천 분관 같은 처지에서 크게 벗어나 있지 못했다.
▶그런 면에서 이번 이명숙 관장의 취임은 의의가 크다고 본다. 여러 모로 일대 전환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큰 숙제는 인천 박물관계의 중추인 시립박물관에 무엇을 담을 것이냐는 성격의 재설정이고, 두 번째는 시민의 접근성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이전 문제라 여겨진다.
▶향후 수 세기를 견지해야 할 새 박물관 건설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으로 본다. 290만 시민은 물론 시, 의회, 국회의원 등 관계기관의 인식제고와 애정 어린 지원도 급선무다. 도시의 품격을 그대로 보여주는 문화의 이정표가 박물관이기 때문이다.
/주필
2013년 05월 08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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