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배상만(65회) 자치현장/선생님, 그래도 세상은(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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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3. 5.14)
자치현장 /
선생님, 그래도 세상은
/배상만 인천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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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교장으로 재직할 때 교직의 첫발을 내딛는 신규교사들을 위해 '신임교사 취임식'을 하였다.
내빈으론 신규교사들의 부모님을 초청하고 새학기 시작 첫날 전교 학생과 전교직원이 한자리에 모인 조회때 실시했다.
축복속에 첫 출발하는 교직의 길이다.
한평생 잊지 못할 뜻깊은 날이다.
"지금까지 부모님과 선생님의 도움으로 교사가 되어 이 자리에 섰지만 이제부터는 본인 스스로가 참 스승의 길을 개척해 나아가라"는 부모님의 격려사는 매우 감동적이다.
신임교사 취임식. 그 첫자리가 얼마나 가슴 벅차고 떨리는 자리이었겠는가.
호기심에 가득 찬 아이들의 시선에 몸 둘 바를 몰라 하면서도 이 아이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좋은 선생님이 되리라 다짐했을 것이다.
뜨거운 열정과 의욕에 불타 무언가 해 보려는 의지와 해 낼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에 어깨에 힘이 들어갔을 것이다.
요즘 신임교사 취임식의 주인공들을 자주 만난다.
어느 덧 중견교사가 되었다.
이들을 대할 때마다 어깨에 힘이 들어 간 당시의 당당하고 의욕적인 모습이 점차 사그라지는 것을 느끼게 한다.
안타깝고 서글프다.
쌓이는 업무, 학부모의 부정적 교육관, 힘들게 하는 아이들, 학교교육에 대한 간섭, 악성민원 익명성 투서의 소용돌이 등등 교육불만족에 대한 사회적 질책과 교육의 총체적인 책임까지 떠맡아야 하는 힘든 자리가 선생님의 자리라는 것을 체험하고 있나 보다.
그러나 선생님의 첫 마음의 설렘과 뜨거운 열정, 그리고 아이들을 향한 사랑을 잊는다면 선생님 자신의 삶은 생계유지만을 위한 삭막함과 좌절 속에 머물게 될 것이다.
선생님은 어린 학생들의 삶의 멘토여야 하고 행복으로 향한 인도자여야 하며 가르치고 베푸는 기쁨을 나누는 자야 하기 때문에 선생님으로서 권위와 자신감을 잃어서는 안된다.
우리는 선생님의 권위와 자존감을 지켜주고 존중하여야 한다.
예전에 우리 어르신들은 많이 배우지는 못했어도 자녀나 손자에게 선생님을 존중하는 법을 생활 속에서 가르쳤다.
우리 할머니가 "뭐니 뭐니 혀도 시상으로서 선생이 제일 윗질이여"라고 하면서 "저 존 시상 누구 때믄서 훌륭한 사람들 누가 가르쳤건냐 선생이 오죽이나 잘 갈쳤으면 저러콤 됐건냐." 이렇게 손자들에게 선생님에 대한 존경심을 가르쳤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무슨 옛날이야기냐고 하겠지만 교실에서 아이들 보는 앞에서 학부모에게 멱살을 잡혀 정신과 치료받는 선생님도 있고 가르치는 아이에게 매를 맞는 선생님도 있는 이 시대가 아닌가.
그러나 선생님은 묵묵히 갈 길을 간다.
신임교사 취임식 때의 감동을 잊지 않는다.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무엇보다도 감동을 주어야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것을 아는 일에 감동을 해야 하는 아이들, 사람에게 감동할 줄 아는 인격의 아이들, 이 사회를 감동시킬 수 있는 아이들로 우리 아이들을 키워야 하기 때문이다.
선생님들이여! 그래도 세상은 그대들을 기대하고 있으며, 아이들의 초롱한 눈망울이 그대를 향해 있지 않은가.
내가 태어나기 이전보다 조금은 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는 사명의 선생님과 함께 아이들의 미래가 희망으로 싹을 틔움을 다시한번 상기하자.
어깨를 짓누르는 모든 요인들을 떨쳐 버리고 심호흡을 하자.
다시한번 새로운 마음을 갖도록 선생님 힘내세요. 선생님, 당신은 이 세상의 희망입니다.
2013년 05월 14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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