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이주민의 도시 (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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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3. 6.14)
조우성의 미추홀-이주민의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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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은 이주민의 도시이다. 토박이보다 이주민이 지역사회의 요직을 맡고 있는 경우가 훨씬 많다. 일일이 그 자리와 출신지를 거명할 것도 없다. 주위를 돌아보면 이 같은 주장이 과장된 게 아니라는 것을 금세 알게 된다. 그러나 그것이 지역불화의 요인이 된 적은 없다.
▶그 이유는 인구의 대다수가 이주민인 마당에 언제, 어디서, 인천으로 왔느냐로 텃세를 부리기에는 인구 구조의 다양성이라는 벽이 높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토박이나 이주민의 후예거나 최근 이주해 온 이들 모두 사회적 위치나 입장에서는 큰 차이가 없었던 것이다.
▶일찍이 망국적 지역색을 졸업한 인천 지역에서는 '그가 어떤 능력의 소유자이며, 무엇을 할 수 있는가'로 사람을 판단한 근대적 인간관을 가지게 됐고, 그 결과 예를 들어 역대 시장도 토박이를 고집하기보다는 경기, 충남, 전남 출신을 이어 선출하는 역동적인 모습을 보여 왔었다.
▶이는 전국 어느 도시도 쉽게 흉내 내지 못하고 있는 인천만의 자랑이다. 광복 후 민주주의 연습을 줄곧 해 왔다고 하지만, 아직 대부분의 지역이 투표를 하나마나 뻔한 '지역색 선거'를 해 온 반면, 인천은 그때마다 시대에 능동적으로 응전하며 건강성을 유지한 바 있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이상한 조짐이 싹터 뜻있는 이들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각 지역 출신자들이 정치적 계절을 앞두고 부쩍 세 과시라도 하는 듯한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천은 어느 특정 지역민만의 도시가 아니라 '토박이'와 '이주민' 모두의 도시이다.
▶또한 제 인생을 개척하기 위해 일생일대의 결단을 내려 고향을 떠나 온 '용기 있는 자들의 도시'이다. 이 점을 부인해서는 안 된다. 더불어 출신지에 관계 없이 그들을 따듯하게 받아들인 인천의 포용성을 가볍게 여겨서도 안 된다. 그것이 모두를 위한 공존의 논리인 것이다.
▶결코 수구초심의 원형적 인지상정을 시대착오라고 말하는 게 아니다. 만일 290만 시민이 저마다 출신지 별로 '우리가 남이가' 식의 구호를 끼리끼리 외쳐댄다면, 미구에 인천이 '분열의 도시'로 전락할 것 같아 걱정돼 하는 말이다.
/주필
2013년 06월 14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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