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두 비평가 (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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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3. 1.16)
조우성의 미추홀 - 두 비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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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출신의 문학평론가 조남현 교수(서울대)가 며칠 새 두 권의 저서를 펴냈다. 보기 드문 일이다. '문학과 지성사'의 '한국현대소설사(전 2권)'와 서울대 출판문화원의 '한국문학잡지 사상사'가 그것인데, 올해 정년을 앞두고 상재한 것이어서 더욱 값지게 여겨진다.
▶과거 비평가나 문학 교수들이 자기 윗세대 가운데서 우뚝선 '영웅 물어뜯기'를 통해 유명해 지거나, 문학지의 편집권을 쥐어 무소불위의 문단 권력을 누렸던 것에 비하면 조 교수의 무광택적인 비평작업은 그의 온후한 성품이 묻어나는 귀한 학문적 결실이라 생각된다.
▶어떤 이유로든 독자와 문단의 주목을 크게 받지 못한 작가의 작품을 비평에 편입시켜야 비로소 온전한 '한국현대소설사'가 완성된다는 시각에서 이무영, 김광주, 박노갑, 정비석 등 20세기 전반기에 활동했던 150여명의 작가를 집중적으로 다룬 것은 비평계 초유의 일이다.
▶'한국문학잡지 사상사'도 개화기부터 광복 직후까지 발간된 문학 관련잡지 130종을 망라한 것으로 '개벽', '동광', '조선지광', '삼천리', '현대평론', '조광' 등이 지닌 "문제의식과 사상의 요체 등을 밝히려고 노력한 거대한 작업"이라는 전문가들의 평을 받고 있다.
▶이쯤에서 소개해야 할 또 한사람의 인천 출신 비평가가 있다. 김흥규 교수(고려대)가 그이다. 조 교수와 제물포고 동기인 김 교수는 '판소리연구'의 권위로 다년간 고대 '민족문학연구소'를 떠맡아 학술진흥에 진력했고, 문학 데이터베이스 구축에도 일가를 이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작년에 고려말부터의 고시조 4만 6431수를 1500쪽 분량에 담아 국문학 사상 가장 방대한 '고시조대전'을 펴내며 학문적 열정을 불태웠다. 연구자 50명이 1990년부터 23년간 작업을 해 이뤄낸 열매인데, 김 교수는 "시조문헌들이 대체로 유일본이거나 필사본이어서 입수도 쉽지 않았고 원전판독도 쉽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연구자, 교사, 학생들에게 중요자산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두 사람 다 고교시절 시인 최승렬 선생에게서 국어를 배운 '문청(文靑)'들이었다. 그런데 어느 새들 '정년'이라니 감회가 새롭지만, 그 학문적 광채는 날로 빛이 더할 것이라 믿는다.
/주필
2013년 01월 16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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