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성매매(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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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3. 1.18)
조우성의미추홀 - 성매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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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대도시에는 유명 집창촌이 한두 군데씩 있다. 서울, 부산, 인천, 대구, 광주 등 5대 도시에 사는 성인들 상당수는 오래 전부터 '미아리 텍사스', '완월동', '옐로하우스', '자갈마당', '월산동 닭전머리' 같은 지역명이 어떤 곳이라는 것쯤은 익히 알고 있을 듯싶다.
▶그처럼 호명 난 것은 역사가 오랜 때문일 듯싶다. 일제 강점기 조선총독부가 이곳저곳에 '공창(公娼)'을 연 것이 후에 집창촌 형성에 기여했다고 보이는데, 인천만 해도 화개동(花開洞?현 선화동 일부)에 있던 부도 유곽이 6·25를 거쳐 인근에 미군 상대 '옐로 하우스'로 재등장했다.
▶영어 '옐로(Yellow)'가 '황색' '퇴폐'를 뜻하고, '하우스'는 '집'이니 집창촌의 의미를 이보다 노골적으로 내붙인 곳은 없다. 그래서인지 한동안 휘황한 불빛을 전국적으로 자랑했다. 경찰은 늘 '사창가를 엄중 단속한다'고 해 왔지만, 그 같은 엄포용 선전포고를 믿는 사람은 없었다.
▶그렇게 사회의 한 구역으로 수십 년간 버텨온 '옐로'가 된서리를 맞기 시작한 것은 김강자 전 종암경찰서장이 성전(性戰)에 나선 이후다. 그 배경에는 사회의 '기독교적 결벽성'과 장로 대통령들의 '깨끗한 나라 만들기'가 일조했으리라 뵈는데 결론은 대참패였다.
▶그럼에도 최근 지름길 삼아 오가다가 바라본 '옐로'의 빙판 골목길은 스산하기만 했다. '건물 번호판'을 모두 떼 내고, 집집마다 밝혔던 요요한 분홍빛 조명도 꺼버린 풍경이다. 하지만 이곳에 머물던 이들이 다 어디 가 밥 먹고 사는지는 삼척동자도 쉬 미뤄 알 수 있는 일이다.
▶그런 정황 속에서 최근 내몰리기만 했던 집창촌 종사자들이 경찰을 향해 본격적인 항의를 하고, 한 여성이 국가를 상대로 '성매매'가 불법이냐, 아니냐를 판단해 달라고 당당히 헌법소원을 내면서 제2차 '성전(性戰)'이 개시됐다. 성범죄가 극으로 치닫는 사회현상과 비견되는 움직임이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세칭 '티켓 다방'과의 전쟁으로 잘 알려진 전 서울 종암서 서장이 그동안 산전수전 다 겪은 뒤 내놓은 방안이 제한적 '공창제' 신설이었다. 그 같은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에 일견 수긍이 간다. 인류 역사상 어느 나라도 해결 못한 난제를 내리치겠다며 정책적 모순의 칼만 휘두르고 있는 꼴들이 안타깝다.
/주필
2013년 01월 18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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