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이경호(67회) 월요프리즘/퇴임 대통령의 훈장 (퍼온글)
본문
퍼온곳 : 기호일보(13. 1.21)
월요프리즘 /
퇴임 대통령의 훈장
/이경호 영림목재 대표이사
|
▲ 이경호 영림목재 대표이사
지난 크리스마스 이브 저녁 6시 40분경 중소기업중앙회 정책개발본부 조유현본부장에게서 갑작스러운 연락이 왔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첫 공식 방문행사로서 26일 오전 10시 중기중앙회로 와 회장단과의 미팅을 갖는다는 것이 아닌가. 박 당선인이 평소 밝히던 중소기업대통령이 되겠다는 의지를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또한 ‘박근혜표 경제민주화’를 표방하는 ‘근혜노믹스’의 기본구상이 현실화되는 현장을, 중앙회 부회장의 한 사람인 나로서는 당연히 기쁜 심정으로 당일 영광스러운 좌석에 참석하게 되었다.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박 당선인의 중앙회 간담회에 이어 옆방에 마련된 소상공인단체연합회에 참석한 후 전경련으로 방문하는 등의 숨가쁜 일정으로 인해 중앙회 김기문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오늘은 박 당선인의 바쁜 스케줄로 간략한 토론과 덕담의 장으로 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오히려 박 당선인은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천천히 다해달라는 화답을 할 정도로 화기애애하고 여유있는 간담회가 되었다.
사실 가능한한 말을 아껴 예정된 시간 내 회의를 끝내는 우리들에게 박 당선인은 “정부 지원을 대기업 중심에서 중소기업 중심으로 재편해 수출과 내수가 함께 가는 정책을 수행하겠다”라는 언급과 더불어 중소기업의 건의사항을 비롯한 대선후보 시절의 중소기업에 관한 여러 가지 핵심공약을 다시 한 번 천명하면서 마무리를 지었다. 마지막 순서인 단체촬영에서 우연히 박 당선인 뒷편에 서게 된 나에게 촬영 직전 “저만 웃고 찍으면 안되겠지요?”하길래 당황해 무심결에 “물론입니다”라고 답변하게 되어 주위 모두 밝은 표정을 냈었는데 나중에 생각해 보니 참으로 멋쩍은 대답이었던 것 같았다. 후에 전경련에선 “저만 웃고 찍는 것 같네요”라고 뼈있는 농담을 했다는데….
다음 날인 27일 저녁에는 중앙회 그랜드홀에서 개최된 중소기업 송년연찬회에 이명박 대통령 내외가 예정대로 참석자들의 환호와 박수 속에 입장하고 행사가 진행되었다. 지난 5년간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동영상 상영과 이 대통령의 그간 국정최고책임자로서 쉴 새 없는 노고와 희생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중소기업인과 국민들의 뜻을 담아 표현하는 김기문 회장의 인사말로써 장내는 곧 숙연한 분위기가 되었다. 계속해 전통이불을 비롯한 전국지역의 특산품들이 전달되고 이어 이 대통령의 격려사가 시작되었다. 이 대통령은 특유의 말솜씨로 지나간 청와대 시절의 회고와 특히 중기중앙회와의 인연과 관련된 에피소드 등을 풀어내었다. 또한 2011년에 이어 12년에도 수출입 1조 달러를 달성한 이면에는 숨은 중소기업과 강소기업이 있었음을 주지시켜 주었으며 특히 유럽발 경제악재가 컸음에도 이러한 성과를 연속 이루어 무역통계에서 마침내 이탈리아를 밀어내고 세계 9위에서 8위로 올라섰음은 우리 국민의 노력과 저력을 보여준 것이라고 치사하는 동안 십여 차례 뜨거운 박수와 웃음소리가 장내를 떠나가게 만들었다.
우리 중기중앙회는 연 이틀 현 대통령과 차기 대통령과 함께 하는 영예스런 기회를 갖게 되었다. 이러한 가운데 심연(深淵)으로부터 우러나오는 희망사항이 있었다. 예전처럼 정권이양 이후의 상호 간 벌어지는 사태, 예컨대 전직 대통령이 법정에 선다든가, 자식 또는 형제가 구속되는 사태가 재발하지 말기를 바라는 것은 온 국민의 바람일 것이다. 다행히도 이번엔 현 정부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전적으로 협조하기로 했다니 이후 정국안정에 기대감이 매우 큰 것이 사실이다.
이즈음에서 우리나라 최고의 훈장으로 꼽히는 무궁화대훈장을 신임 대통령이 취임식 때 퇴임 대통령 내외에게 수여하자는 의견에 잠시 관심을 기울여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무궁화대훈장은 대통령과 그 배우자 그리고 우방 원수(元首) 및 배우자만 받을 수 있다고 한다. 과거에는 대통령이 취임과 동시 또는 현직에 있을 때 이 훈장을 받았다고 하는데, 본인이 본인을 치하해 훈장을 주고받는 모양은 아무래도 어색하다. 그래서 이번 대통령 취임식 때에는 신임 대통령이 퇴임 대통령의 목에 직접 훈장을 걸어준다면 이를 보는 국민들은 소통·불공정·양극화·경제민주화·대통합 등 대선후보 때 핵심공약들의 실행이 진정 눈앞에 다가오고 있음을 실감하게 될 것이다.
2013년 01월 21일 (월)
기호일보 webmaster@kihoilbo.co.kr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