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월미도 땅 (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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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3. 2. 1)
조우성의 미추홀 - 월미도 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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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살맛 참 떨어진다. 대한민국 어느 지역의 고교라 할 것 없이 이과(理科)에서 우수한 성적을 올리면, 그 학생은 대개 의대 지망생이 된다. 부모, 교사가 고난의 길과도 같은 히포크라테스의 후예로 살아가기를 학생에게 준엄하게 권하는 것이다. 본인이 원할 수도 있다.
▶고교 시절부터 의대생들은 '머리 좋은 엘리트' 라는 대접을 받고, 의사가 돼서는 교사 자격증 소지에 관계없이 '선생님'으로 불린다. 사회가 '존경'을 묵시적으로 받아들인 것이다. 인간의 생명을 다루는 '인술'을 베푼다는 차원에서일 터이다. 그것이 사회적인 염원인 것이다.
▶그런데 현실은 추락일변도다. 가짜 환자와 짜고 국민의 보험금을 의사들이 빼먹는 데 혈안이 되고, 최근에는 국내 한 제약사가 마구잡이로 뿌린 리베이트에 수많은 의사들이 연루돼 있음이 들통 났다. 누구에게나 슈바이처가 되라 할 순 없어도 이 현실은 절망적이다.
▶마찬가지로 고교 문과(文科) 전교 1~2등 쯤 하면, 부모, 교사가 대뜸 학생에게 법대(法大)엘 가야 사람 구실을 하고, 인생이 열린다며 학생을 기어코 법대생으로 만들어 간다. 역시 그같은 환경 속에서 본인 자신이 '세상을 구하겠다'며 진로를 정하는 경우도 있다.
▶문과의 엘리트들은 법대를 졸업한 후 국가가 위임한 권력으로써 세상을 정화하고, 나아가 세월이 지나면 변호사가 되어 어려운 이들을 도와주며 백발이 성성할 때까지 사법적 정의를 실현해 법치사회를 만드는 데 헌신하는 것을 이상으로 삼았을 것이라 보인다.
▶하지만 요즘 우리가 본, 헌법(憲法) 수호의 보루 역을 맡겠다고 나선 후보나 과거 그 역을 맡아 존경을 받아 왔다는 총리후보자의 이러저러한 의혹들은 일일이 거론하기조차 민망스럽다. 왜 그만한 부자가 살지도 않을 '인천 월미도 땅'까지 사놨을까를 생각하면 기가 막힌다.
▶여기서, 세상을 먹여 살려야 할 우수 두뇌들이 공부해야 분야가 어찌 '의대'와 '법대'뿐이란 말인가 다시금 만천하에 묻게 된다. 천민적 자본주의와 유교문화가 만들어낸 이 기괴한 가치관들은 하루빨리 불식되어야만 한다. 자칫하면, '대한민국의 발전은 오늘, 여기까지 일지도 모른다.'
/주필
2013년 02월 01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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