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문화의 융성 (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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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3. 2.27)
조우성의 미추홀 - 문화의 융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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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로 '자연'은 'nature', '문화'는 'culture'라 한다.
어원적으로 맞는가 모르겠지만, 두 단어의 모양은 이들이 뿌리가 같은 '쌍둥이 말'임을 말해 주고 있는 듯하다. 자연에 사람의 사상과 감정을 가해 만든 새로운 사물이 '문화'이니 크게 틀리는 말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산기슭에 서 있는 한 그루의 소나무는 그대로 자연이다.
그러나 그를 잘라 트거나 휘지 않도록 바닷물에 3년, 그늘에 3년을 넣고, 말린 후 장인이 정성을 다해 만들어 낸 '강화 반다지'는 세계가 알아주는 공예품으로서 인천 지역의 훌륭한 문화적 자산으로 일컬어진다.
그렇듯 '문화'는 자연 그대로의 날것이 아니다. 사람의 따듯하고 섬세한 손길이 닿은 창조물이다.
'문화'는 원초적 상태에서 울부짖고 싸우기보다는 서로가 사람다운 삶을 영위하기 위해 꿈꾸고, 그 꿈을 공유하며 '함께 숨 쉬며 사는 세상'을 가꿔가고자 하는 의지의 결과물인 것이다.
이를 학술적으로 말하면, "사회 구성원에 의해 공유되는 지식, 신념, 행위의 총체인데, 이를 구성하는 요소로는 언어, 관념, 신앙, 관습, 규범, 제도, 기술, 예술, 의례 등이 있다."(브리태니커 백과사전) 즉 '문화'를 만들고, 활용하는 것은 인간 고유의 능력인 것이다.
예를 들어, 요즘의 호화판 '호텔 결혼식'도 '문화'의 한 유형이다.
힘 센 자가 아내를 강탈했던 게 야만의 시대라면, 두 사람이 부부임을 선언함으로써 외부로부터 가정을 보호할 수 있게 한 '결혼식'은 문화인 것이다. 그러나 형태는 동서고금이 다기다양하다.
'문화를 구성하는 요소가 164가지나 된다'는 인류학자 크로버의 말이 이해된다.
사회 파괴적인 결혼식도 그 성행 요인은 한두 가지가 아닐 터인데, 문제는 그것이 사회를 혼돈상태에 빠트리는 탐욕의 과시적 행사라는 데 있다.
문화의 기능이 '사람을 사회 속에서 안전하게 생활하도록 하는 것'이라면, 잘못된 궤도의 수정은 국가의 최우선적 과제가 된다.
그제 취임한 박근혜 대통령이 '문화의 융성'을 말했다.
정치, 경제, 이념에 휘둘리거나, 그에 스스로 엉겨 붙어 만신창이가 된 문화가 제 자리를 찾는 새 시대가 됐으면 한다.
/주필
2013년 02월 26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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