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전문성과 품격 (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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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3. 3.11)
조우성의 미추홀 - 전문성과 품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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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정부가 '대한민국 역사박물관' 개관을 준비하던 무렵이었다. 요청이 있을 때마다 필자는 광화문 옛 국가재건최고회의 자리에 마련된 장소에 나가 유물 심의를 했는데, 존재 여부조차 까맣게 몰랐던 근현대사의 여러 유물을 대하는 안복(眼福)을 마음껏 누릴 수 있었다.
▶유물 심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관련 학계 인사, 현직 박물관 관계자, 민간인 전문가 세 사람이 하는데, 당일 현장에서야 누가 그 회차의 심의위원인 줄을 알게 되어 있다. 하루는 서울의 모 대학 사학과 교수 한 분을 만나게 되어 명함을 나누고, 수인사를 했다.
▶초로의 교수는 대뜸 "인천서 왔느냐"고 묻더니, "지난주인천에 가 중구청 앞에 있는 '인천개항박물관'을 대학원생들과 구경했는데, 규모는 작지만 전문성이 돋보이고, 어디 내 놓아도 손색이 없을 만한 품격까지 갖춰 감동을 받았노라"고 말했다. 듣기에 싫지 않은 평가였다.
▶그 얼마 뒤, 같은 거리 위쪽에 '팟알'이라는 이색 커피점이 문을 열었다. 1930년대 일본식 2층 건물을 일본에서도 보기 드물 만큼 깔끔하게 복원해 낸 전문성과 차탁, 의자, 장식물 하나하나에 세심한 배려를 한 고품격에 벌써부터 관광자원 개발의 모범사례로 꼽히고 있다.
▶반면에 수년 전부터 '관광특구'로 조성해 온 '월미도' 일대는 한국이민사박물관을 제외하고는 전문성이나 품격과는 거리가 먼 실정이다. '한국전통정원'은 전국 별서정원의 '짝퉁'이고, 공원 초입에는 역사에 없던 석성(石城)을 쌓아 역사 날조를 자초하고 있는 형국이었다.
▶설상가상, 애초에 노면 전차를 달리게 하자던 중구청의 안(案)이 하루아침에 역사적 격에도 어울리지 않는 '최첨단 모노레일'로 바뀐 뒤 우여곡절 끝에 처치가 난망한 도시의 흉물이 되었으니, 관광은커녕 불명예의 상징물이 된 상황이다. 역시 고도의 전문성과 품격이 기본 문제였다.
▶최근 중구청이 본격적인 문화관광 콘텐츠 개발을 위해 '근대 역사문화 회랑' 조성사업에 착수했다고 한다. 우리나라 근대문화를 눈부시게 이끈 중구의 관광자원을 '이야기'로써 살려 낸다니 반갑다. 이번 사업이 중구 관광자원의 전문성과 품격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주필
2013년 03월 11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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