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이경호(67회)[한경에세이] /나눔의 미학(퍼온글)
본문
퍼온곳 : 한국경제신문(13. 4. 8)
[한경에세이]
나눔의 미학
/이경호 < 영림목재 사장 khlee909@naver.com >
기부금액에만 관심 둘 것이 아니라
뜻이 잘 깃들도록 운영에 신경 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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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저널리즘·문학·음악 부문상을 꼽으라면 퓰리처상을 우선 내세운다.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가 1953년 퓰리처상을 받은 뒤 이듬해 동일 작품에 노벨 문학상이 수여됐음이 그것을 잘 보여준다. 매년 4월 수상자를 발표하고 5월에 시상식이 열리는 이 상은 특히 14개 부문에 이르는 저널리즘 분야에서 그해 가장 탁월한 업적을 이룬 인물을 추천받아 수여한다고 한다.
우리로서는 궁금한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일반적인 기준으로 보자면 수상자에게 주는 상금이 1만달러 수준으로 노벨상처럼 큰 금액이 아니며, 공공보도상을 수상한 언론사에는 금메달만 수여하는데도 어떻게 그토록 높은 명성과 권위를 쌓을 수 있었을까. 또 하나는 1917년 탄생한 이 상의 설립 이후 수상자 선발 등 아무런 잡음 없이 운영해오는 컬럼비아대학원의 선정위원회가 공평하고 건전한 공정성을 어떻게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는 것일까를 생각해보게 된다.
우리도 노블레스 오블리주에 주어지는 의미와 평가에서 너무 기부자의 출연금액에만 관심을 둘 것이 아니라 기부의 뜻이 잘 깃들도록 지속적이고 효율적인 운영을 먼저 염두에 둬야 하지 않을까. 물론 미국의 자선사업가만이 가능한 일도 아니고 그들만의 의식이 완벽하다는 의미도 아니다. 다만 그들이 사회에 나눔을 베풀며 자선과 기부문화를 통해 질적으로 성숙한 사회를 만들어왔다는 점은 인정해야 할 듯하다. 우리 사회에 기부 및 자선이라는 개념이 정착되기엔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는 평가가 있지만 뜻 있는 사업가와 자선가, 자선단체들이 앞장서 실천하고 있어 희망을 가질 만하다.
2010년 중소기업중앙회가 우리 전통 음악인 국악의 계승·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국립국악원 후원회 ‘국악지음’을 출범시킨 이래 올해로 세 번째 국악신년음악회를 개최했다. 국악의 풍요로움으로 흥겨운 시간을 갖고 더불어 중소기업인의 나눔 기부를 실천함으로써 ‘새로운 희망’의 문화를 만드는 계기가 된 것이다.
이동복 국립국악장은 “이런 지속적인 행사와 지원이야말로 우리의 소중한 전통예술에 대한 진정한 후원이 된다”며 “중소기업의 신명을 북돋아 활기찬 경제발전으로 이어지도록 찾아가는 국악공연의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이렇듯 나눔이라는 미덕을 통해 아름다운 공동체를 이룩하기 위해서는 어느 누구만이 아닌 우리 모두의 관심과 실천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이경호 영림목재 사장 khlee9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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