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띄어쓰기(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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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3. 4. 8)
조우성의 미추홀 - 띄어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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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수의 언어가 존재한다. 수천 개라고 하는 데 정확히 아는 이는 없다. 한 단어가 한 문장인 언어에서부터 우리 국어가 속한 첨가어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특히 국어는 실사와 허사가 또렷하게 나뉘어 있는 수준 높은 언어다.
▶그에 따라 '한글 맞춤법'은 '띄어쓰기'를 총칙 제2항에서 규정하고 있다. "문장의 각 단어는 띄어 씀을 원칙으로 한다"가 그것이다. 제5장에서는 구체적으로 '조사는 그 앞말에 붙여 쓴다'에서부터 의존 명사, 단위를 나타내는 명사, 호칭어와 관직명 등은 띄어 쓴다고 했다.
▶또 성명 이외의 고유 명사는 단어별로 띄어 씀을 원칙으로 하되, 단위별로 띄어 쓸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인천 중학교'처럼 띄어 쓰는 것이 원칙이지만, '인천중학교'로 붙여 쓰는 것도 허용한다고 한 것이다. 그러니까 '박근혜 정부'라 해도 맞고, '박근혜정부'도 맞다.
▶그런 것을 청와대 대변인이 "국립국어원으로부터 맞춤법에 대한 감수를 받았다."며 "정부 명칭은 고유 명사인 만큼 띄어쓰기가 필요 없다"는 해석을 내놓아 어리둥절케 한다. 즉 정부 명칭을 이번엔 붙여 쓰자는 것인데 굳이 그런 외화에 신경 쓸 상황은 아닌 것 같다.
▶띄어 쓰든, 붙여 쓰든 의미의 분화가 없기는 마찬가지다. "아버지가방에들어가신다"의 경우처럼 혼란이 있는 것도 아닌데, 굳이 전 정부와는 달리 붙여 쓰겠다며 괜한 데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그런데 정작 띄어쓰기 문제는 '새 정부의 CI(조직을 상징하는 로고)'에서 보인다.
▶'희망의 새 시대'란 표제어의 띄어쓰기는 맞는데, '국민기조', '국민행복', '문화융성' 등은 국어사전에 없는 신조어로 띄어 쓰는 게 맞는데, 붙여 쓰고 있어 눈길을 모은다. 맞춤법에 자신이 없는 철자맹(綴字盲) 정부여서 유독 붙여 쓰기를 선호하는 것이 아니기를 바란다.
▶하긴 초·중·고 12년, 대학 2년 합쳐 14년간이나 국어 교육을 받고도 띄어쓰기를 제대로 하는 국민이 드문 교육이 문제는 큰 문제이다. 국립국어원도 '한국 맞춤법' 그대로 띄어 쓰든, 말든 다 맞는다고 똑 떨어지게 '감수'해 주었어야 했다.
/주필
2013년 04월 08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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