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쓰레기 (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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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3. 4.22)
조우성의 미추홀 - 쓰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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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핵 폐기물,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핵 쓰레기'를 인천 앞바다 굴업도에 파묻으려 했던 적이 있었다. 그 때만 해도 덕적도, 영흥도, 장봉도 등은 익히 알아도 굴업도와 그 자연 환경에 대해 자세히 아는 시민은 많지 않았다. 사람의 왕래가 뜸한 외딴섬이 '굴업도'였다.
▶그 곳에 핵 폐기장을 건설하려던 정부는 "(1)지질 구조가 단단해 안전하고 (2)수심이 깊어 항만을 만들기 쉬우며 (3)주민이 적어 결정했다"고 했으나 치밀한 사전 조사를 거치지 않은 섣부른 속단이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일대는 지진이 일어날 수 있는 활성단층이었다.
▶정부가 잘못된 정책을 밀어붙이는 것에 대해 지용택 새얼문화재단 이사장과 김병상 목요회 회장을 상임대표로 한 인천핵대협은 각급 시민사회단체, 덕적도 주민 등과 공동으로 투쟁을 벌여 마침내 굴업도 폐기장에 대한 지정고시를 해제케 하는 승리를 얻어낸 바 있었다.
▶그 과정에서 정부는 폐기장이 절대 안전하다는 논리까지 내세웠다. 당시 정부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은 필자는 그렇다면 널찍한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광장에 묻으라고 본보 칼럼을 통해 조언한 바 있는데, 애초에 그럴 생각은 털끝만큼도 없었다는 것이 후에 판명되었다.
▶대한민국 핵 쓰레기의 대부분이 서울지역의 소비 전력을 충당키 위해 나온 바에야 그 처리도 서울몫일 수밖에 없음에도 제 땅에는 결코 그를 묻을 수 없다고 했던 것은 무슨 경우인가 싶다. 그런데 이번에는 생활쓰레기를 몽땅 인천에 떠넘기려는 또 다른 속셈을 보이고 있다.
▶지난 세월, 자체 처리를 준비할 시간을 이웃으로서 충분히 배려했음에도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고 서울 쓰레기의 '인천 매립 영구화'를 획책하는 것은 '인천'이 '서울식민지'가 아닌 이상 용납할 수 없다. '매립지'의 관할처를 호도할 양으로 '김포매립지' 운운한 데는 배신감마저 느낀다.
▶인천서는 독한 쓰레기 냄새를 잡겠다며 골머리를 앓고 있는 판에 서울시장이 각 구청을 순회하며 수도권매립지 기간 연장의 당위성을 연설하기로 했다니 염치없는 표리부동에 기가 찰 노릇이다. 분연히 제2의 '쓰레기 반대운동'을 펼쳐야겠다.
/주필
2013년 04월 22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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