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근대문화재(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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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3. 2.22)
조우성의미추홀 - 근대문화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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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시대구분은 관점에 따라 다르다. 대개는 시간의 흐름과 문명발전의 단계로 봐 선사, 역사시대로 나누고, 역사시대는 고대, 중세, 근세, 근대, 현대로 가르고 있다. 이런 한국사 구분법은 19세기 후반부터 시도되었는데 이후 이견이 제기되었고, 논쟁도 계속 있었다.
▶'근대(近代)'와 '현대(現代)'를 보는 시각도 각양각색이었다. 흥선대원군이 집권했던 1863년이 기점이냐, 개항기냐, 동학농민운동 전후냐를 두고 설왕설래했지만 1800년대라는 데는 이의를 제기하고 있지 않은 듯싶다. 반면에 '현대(現代)'는 어느 시기보다 그 개념이 분명했다.
▶근대의 연장선상에 있는 '현대'는 '당대(當代)의 역사'라는 뜻으로 한정되기 때문이다. 세계사는 제1차 세계대전을, 우리는 1919년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혹은 1945년 광복 이후를 '현대'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한마디로 '현대'는 생존자들의 시대라는 의미가 짙은 것이다.
▶한국사의 시대구분을 그렇게 본다면, 문화재청이 말하는 '근대'는 그야말로 시대착오적으로 보인다. 지난 2001년부터 문화재청이 시행하고 있는 '근대문화재' 등록이 그 예이다. 먼젓번엔 시인 김소월이 1925년에 출간한 시집 '진달래꽃'을 근대문화재로 등록한 일이 있다.
▶잔존 도서가 몇 권 안된다고는 하나, 그렇다고 출판된 지 100년도 안되는 양장본 도서를 '근대'의 '문화재'로 정한 것은 너무 앞서나간 결정이었다고 보인다. 정부가 나서서 '문화재' 운운하니까 덩달아 '진달래꽃' 초간본값이 1억이 넘게 뛰는 기현상마저 연출되기도 했다.
▶최근엔 코주부 김용환 선생의 만화 '토끼와 원숭이'(1946년간), 고바우 김성환 선생의 '고바우염감'(1951~2000년), 김종래 선생의 '엄마 찾아 3만리'(1958년) 등을 문화재로 등록 예고했다.
▶이는 만화작품이 문화재가 되는 첫 사례로 향후 만화계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등록문화재'가 50년 이상 된 유무형의 문화재를 대상으로 한다지만 생존작가를 포함한 작품을 '근대문화재'라고 칭하는 것은 어색한 일이다. 취지에 공감못할 바는 아니나, 명칭만은 '현대문화재'로 당당하게 바꿔 시행했으면 한다.
/주필
2013년 02월 22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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