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방송전(放送戰)(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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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3. 3. 6)
조우성의 미추홀 - 방송전(放送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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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가 옴짝달싹 못하고 있다. 신설 미래창조과학부에 IPTV와 종합유선방송의 인·허가권을 이관하겠다는 것과 해외파 장관 임명에 야당이 각을 세워 반대했기 때문이다. 야당은 이를 방송 장악 음모라고 했고, 대통령은 그 같은 의도는 추호도 없다고 일축했다.
▶야당이 그토록 방송의 공공성·공정성 수호, 인·허가권을 볼모로 한 친정부 방송의 양산, '제2종편'의 출현 가능성, 광고를 빌미로 한 보도 통제 등을 거론한 것은 지난날의 학습효과로 보인다. 방송이 어떻게 정치의 실세적 축이 되는가를 전율적으로 체험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상황이 역전된 것이다. 청와대 대변인이 '기우'라 해도, '하늘이 무너질 것을 계속 걱정하는' 모양새다. 내가 하면 로맨스요, 남이 하면 불륜이라더니 그 꼴로도 보인다. 광복 이후의 방송계 행적을 살펴보면 대부분이 불륜이었지 아름답게 추억할 로맨스는 거의 없었다.
▶국민은 기억력이 좋다. 말을 입 밖에 내서 안 할 뿐이지, 옛일을 또렷또렷하게 다 기억한다. 전두환 대통령 시절의 '땡전 뉴스'로부터 노무현 대통령이 솔직하게 고백한 '재미 좀 보게 해 준 방송들', 그리고 이번 대선에서의 '종편들의 맹활약' 등등을 다 기억하고 산다.
▶반면에 입이 열 개, 스무 개인 방송들은 '국민의 알권리'를 서슴없이 쏟아 냈지만 그들만의 '알권리'였다는 것을 지난날 자신들이 입증해 주었다. 예를 들어 '김대업 사건', '광우병 파동' 등의 선봉에 방송들이 있었는데 그로 인해 '진실'은 권력의 쓰레기장에 처박히고 말았다.
▶어쨌든 간에 최근 '방송'을 둘러싸고 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 벌어졌다. 취임 1주일 만에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고, 야당은 그에 대해 기자회견으로써 맞섰다. 그런 중에 화두가 '방송 장악'에서 슬그머니 '국회의 입법권 존중'으로 바꿨다.
▶정부 조직 개편안을 두고 정치권이 벌였던 상쟁의 본질이 무엇이었는가도 헷갈린다. 국민이 지켜보고 있으니 근간에 어떻게든 미봉(彌縫)이야 되겠지만, 방송이 '권력의 나팔수'가 되는 후진성을 극복하지 못하는 한 여야의 방송전은 내내 내연되리라 본다.
/주필
2013년 03월 06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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